95세에 라틴그래미 신인상, 90세에 첫 콘서트…"늦은 때는 결코 없다"

입력 2022-11-20 15:30:51

쿠바계 미국인인 앙헬라 알바레스는 지난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미켈롭 울트라 아레나에서 열린 23회 라틴 그래미에서 실바나 에스트라다와 함께 최우수 신인상을 거머줬다. 로이터·연합뉴스
쿠바계 미국인인 앙헬라 알바레스는 지난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미켈롭 울트라 아레나에서 열린 23회 라틴 그래미에서 실바나 에스트라다와 함께 최우수 신인상을 거머줬다. 로이터·연합뉴스

95세의 가수가 라틴 그래미 역대 최고령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전 세계 음악 팬들에게 감동을 안기고 있다.

쿠바계 미국인인 앙헬라 알바레스는 지난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미켈롭 울트라 아레나에서 열린 23회 라틴 그래미에서 실바나 에스트라다와 함께 최우수 신인상을 거머줬다.

올해 95세의 나이에 수상의 영예를 안은 알바레스는 라틴 그래미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신인상 수상자다.

미국 연예매체 피플은 그가 과거 수십 년간 나름대로 작곡하며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가수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프로 데뷔를 하지 않고 친구나 가족 등에게만 자신의 곡을 들려줬다.

결혼 후 4명의 자녀를 낳은 알바레스는 쿠바 혁명을 피해 미국에 이민을 가 정착했다. 이곳에서 그는 남편과 외동딸을 암으로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가족을 잃는 아픔 속에서도 기타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알바레스는 90세 때 로스앤젤레스(LA) 아발론 할리우드에서 첫 콘서트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작곡가 겸 제작자로 활동하는 손자 카를로스 호세 알바레스의 도움 덕분에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붙인 첫 앨범을 발매했다. 그의 나이 94세 때다.

카를로스는 음악 매체 빌보드 지에 "(할머니의 노래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과정은 '미스 안젤라(앙헬라의 미국식 발음)'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에도 담겼다.

알바레스는 라틴 그래미 신인상 수상 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고 싸웠다"며 "때가 늦었다고 할 것은 결코 없다"는 소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