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에 취임했다. 삼성전자는 어제 이사회를 열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식 없이 회장 자리에 올랐다. 사내 게시판에 올린 '미래를 위한 도전'이란 글을 통해 이 회장은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며 "제가 그 앞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이 된 것은 여러모로 환영할 일이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책임 경영 강화는 물론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회장에 오른 이 회장에겐 막중한 책임과 의무가 지워졌다. 이 회장 스스로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고 했다. 삼성전자 경영 상황이 악화하는 게 발등의 불이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8천500억 원에 그쳐 지난해 동기 대비 31.4% 떨어지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인텔로부터 3년 만에 탈환했던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대만 기업 TSMC에 내주게 됐다. 우리 경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한 만큼 이 회장은 삼성전자 위상 회복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이 회장 조부 이병철 회장은 반도체 등을 통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을 했고, 부친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을 통해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탈바꿈시키며 국가 경제에 기여했다. 삼성전자 회장 취임을 계기로 이 회장은 '뉴 삼성' 비전을 제시해 삼성그룹이 나아갈 길을 보여줘야 한다. 글로벌 경기가 다시 가라앉고, 국내적으로 부동산 시장과 기업금융이 얼어붙고, 성장률이 둔화하는 등 경제 혹한기가 닥쳐오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이 회장은 잘하던 분야에서 더 성과를 내고 어려운 경영 여건 속 실적을 반전시켜 나가는 것은 물론 신성장 동력 발굴, 과감한 투자 등을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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