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희 의원 "땅주인 동의없이 설치 84.4%"
토지주 동의 구하는 절차 밟았으면 지불하지 않았어도 될 돈
불법 설치 전봇대 배상금도 소송 제기한 토지주에게만 지급
한국전력이 사유지 전봇대 설치규정을 준수하지 않아 지난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1조 130억원을 전봇대 이설공사에 허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탈(脫)원자력발전 정책과 전기요금 인상 지연 등으로 가뜩이나 경영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안일한 업무처리로 적자 폭을 키웠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더욱이 한국전력은 불법으로 전봇대를 설치한 사유지 주인들이 소송을 걸어올 때만 손해배상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갑)이 한국전력으로 제출받은 '사유지 부설 전주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사유지에 설치된 163만 5천738개의 전봇대 가운데 땅 주인의 사용동의 없이 불법으로 설치된 전봇대는 138만 476개로 전체의 84.4%를 차지했다.
현행법은 '전기 공급을 위해 필요한 경우 사유지 등 타인의 토지에 전주를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미리 토지의 소유자 또는 점유자의 사용 동의서를 취득 후 전봇대를 설치해야 한다.
동의를 받지 않고 불법 설치된 전봇대를 옮겨 달라는 민원이 발생할 경우 이설비용은 한전이 부담해야 하는데 지난 10여년 동안 모두 16만 3천846건의 이설공사로 1조 130억원이 지출됐다. 절차만 제대로 준수했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비용을 안일한 업무처리로 천문학적인 수준의 예산을 낭비한 셈이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은 사유지에 주인의 동의 없이 전봇대를 불법으로 설치한 후에도 별도의 보상규정을 두지 않고 토지주가 소송을 진행한 경우에만 판결에 따라 배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138만개가 넘는 불법 전봇대가 사유지에 설치됐는데 이 가운데 197건(0.01%)에 대해서 313억원의 손해배상만 이뤄졌다.
양금희 의원은 "84.4%의 불법 구조물, 0.01%의 피해 보상률은 한전이 과연 방만 경영을 개선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결과"라며 "뼈를 깎는 심정으로 방만 경영 개선에 돌입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에너지 산업이 전방위적으로 타격받을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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