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노동자 10명 중 3명 폐 건강 적신호

입력 2022-10-10 16:24:39 수정 2022-10-10 21:23:17

전국 6곳 시도교육청, 폐 검진 5천956명 중 29.3%
대구가 442명으로 가장 많아…1천269명 중 34.8%에 해당
폐암 의심도 61명, 충남 17명과 전남 14명 등

지난 6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는 대구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암 진단을 받은 대구 급식실 조리원이
지난 6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는 대구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암 진단을 받은 대구 급식실 조리원이 '산재'가 인정됐다는 사실과 함께 학교급식노동자 5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안전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윤정훈 기자

학교급식 노동자 10명 중 3명의 폐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까지 의심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추가 검사 비용 지원은 물론 근무환경 개선 방안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전국 17곳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폐 컴퓨터단층촬영(CT) 검진결과가 나온 5천956명 중 1천748명(29.3%)이 이상소견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17곳 시도교육청 중 검진 결과가 나온 경우는 경북·광주·대구·울산·전남·충남교육청 등 6곳이고, 다른 교육청은 검사가 진행 중이거나 향후 실시할 예정이다.

이들 6곳 가운데 폐 이상소견자는 대구가 442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충남 437명 ▷전남 405명 ▷광주 178명 ▷경북 175명 ▷울산 111명 등의 순이었다. 대구의 경우 검진을 한 1천269명 중 34.8%가 이상소견을 보였다.

특히 폐암이 의심되는 경우는 모두 61명으로 ▷충남 17명 ▷전남 14명 ▷광주 10명 ▷경북 8명 ▷대구 7명 ▷울산 5명 순으로 많았다. 이 가운데 '폐암 매우 의심'이 19명(31.1%)에 달했고, 대구에선 2명이 이에 포함됐다.

지난해 학교급식 노동자의 폐암이 처음 산업재해로 인정되면서 고용노동부는 학교급식 종사자에 대한 폐암 건강진단 실시기준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사람 가운데 10년 이상 종사했거나 55세 이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폐 CT 검사를 받도록 했다.

문제는 검사 대상자 중 일부만 검사를 마쳤다는 점이다. 실제 감춰진 폐 이상소견자는 더 많을 수 있다. 올해 전국의 검사 대상자 4만8천446명 중 23.4%인 1만1천356명만이 검사를 했고, 이중 결과가 나온 것도 아직 절반에 불과하다.

학교급식 노동자들에게서 폐 이상소견이 나오는 이유는 실내 공간에서 조리 중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되기 때문이다. 근로복지공단은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며 기름을 고온으로 끓였을 때 기름이 산화하면서 나오는 발암성 물질에 노출된 점"을 산재 인정의 근거로 삼았다.

전국 17곳 시도교육청 중 서울·대구·전북교육청은 이상소견이 있는 노동자에 대한 추가검사 비용 지원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강득구 의원은 "학교급식 노동자의 폐암 산재 승인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일부 교육청의 경우 추가검사 비용 지원에 대한 계획조차 없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교 급식실의 노동환경과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