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체포 참가자들 전쟁터로 보낼 태세
징집 거부 대상자들 처벌 수위도 높여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가 동원령을 발동하자 러시아 전역에서 반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인권단체 OVD-인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될 30만명 규모의 예비군 동원령에 반발한 러시아 내 시위와 관련해 전국 32개 지역에서 724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고 B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앞서 21일에는 38개 지역에서 1300명 이상이 체포되기도 했다. 러시아에서는 허가 없는 집회가 법으로 금지돼있다.
AFP통신은 모스크바에서 한 시위자가 경찰에게 체포되면서 "우리는 대포밥(cannon fodder)이 아니다"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한 러시아 남성이 기자들에게 "나는 푸틴을 위해 전쟁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동원령 반대 집회에서 체포된 참가자들도 전쟁터로 보낼 태세다. 토요일에 체포된 집회 참가자들은 모병 지원 서류를 배부받으면서 모병센터에 지원하라는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관행에 대해 크렘린궁은 "법률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옹호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징집을 거부한 대상자들에 대한 처벌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항복, 탈영 시도, 전투 거부로 체포된 군인에 대해 최고 10년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새로운 법령에 서명했다. 또 러시아 군대에서 1년간 복무하는 외국인에게는 러시아 시민권을 부여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원래는 외국인이 5년간 복무해야 러시아 시민권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를 1년으로 대폭 낮춘 것이다.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의 병력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동원령이 떨어지자 러시아를 탈출하는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국경에는 러시아 차량이 30km 이상 늘어서 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인의 엑소더스가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루지야 국경의 한 검문소에는 2500여대의 차량이 대기 중이라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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