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산하기관 구조개혁 일환으로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에 통합될 예정이던 대구시립예술단(교향악단·국악단 등 6개)이 대구시 소속을 유지하되, 위탁운영 방식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립예술단원 300여 명은 현재대로 대구시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을 유지하게 된다. 시립예술단의 문예진흥원 통합에 난제는 '연금'이었다. 지금까지 공무원연금 대상이던 시립예술단원들이 10월 출범하는 민간 재단 문예진흥원 소속으로 신분이 바뀔 경우 국민연금 대상자가 되어 금전적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종사자의 처우를 나쁘게 하는 것이 구조개혁일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시립예술단을 현행대로 시 소속에 두는 방향으로 논의를 시작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다. 대구시가 구조개혁이라는 명분에 함몰되지 않고 본질을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시립예술단에 대한 진짜 구조개혁은 지금부터다. 시립예술단을 향한 비판의 핵심은 '공연활동이 저조하다' '늦게까지 연습하지 않고 일찍 퇴근한다'는 것이다. 일부 단원들의 사전 신고 없는 '겸직'도 도마에 올랐다.
시립예술단원들을 직장에 잡아 둔다고 기량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시립예술단 전체 사업비의 85~90%가량이 예술단원 임금이다. 작품 기획 예산은 전체 운영비 중 10% 남짓에 불과하다. 직원을 고용했지만 생산 설비가 부족해 직원을 놀리는 격이다. 작품 기획비를 늘려 예술단원들이 더 많은 작품활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늘리는 길이고, 시립예술단원들을 독려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진짜 구조개혁이다.
대구시가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시립예술단 작품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은 문화예술을 정책 후순위로 두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시 산하 모든 기관과 사업에 대한 본질적 구조개혁을 천명했다. 시립예술단 개혁의 본질은 그들의 소속을 어디에 두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잘할 수 있도록 조정하느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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