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9일 2,500선을 탈환했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500선을 회복한 것은 6월 13일(2,504.51) 이후 처음이다. 고물가, 고금리 탓에 그간 자산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웠지만 원자재 공급난 완화,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걷힌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36포인트(p) 오른 2,503.46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5일(2,403.69)부터 12거래일 중 11거래일이 상승세다. 특히 지난 1일 2,444.05에 시작한 증시는 5일 2,490.80으로 마감하며 한 주 사이에 46.75p 올랐다.
지난달 6일 코스피 시장은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가 역전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초와 비교해 23%나 빠진 2,292.01까지 떨어진 점을 생각하면 시장 분위기가 급변한 셈이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도 8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는 등 올 들어 최장기간을 기록했다. 심지어 지난달 이후 외국인이 사들인 국내 주식은 4조원 가깝다.
이처럼 유가증권 시장이 호조를 보이자 일부 투자자는 고개를 갸웃한다. 물가 상승과 긴축 기조, 원화 약세 등 대외 경영 환경에 변화가 없는데도 상승세를 보이기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김재필(37) 씨는 "보유한 주식이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데다 호실적이 예상된다는 반응에 기대가 컸다. 그런데도 해당 주식이 15% 떨어졌다. 시장 상황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반해 '코로나 불장'과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가상화폐 폭락 등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던 2030 투자자들은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완전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낙관할 수는 없으나 금리 인상 속도 등 시장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자금이 투자처를 찾아가는 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PB 차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했던 국제 곡물 가격이 최근 하향 안정세로 속속 돌아서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로 내려는 등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완화된다는 신호가 시장에서 나오면서 투기세력들이 인플레에 베팅을 거두는 추세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도 금리 인상에 대해 '상황을 봐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취지 메시지를 내는 등 시장에 상세한 안내가 이루어지는 게 자금이 투자처를 찾아가게 하는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작은 상승장인 '베어마켓 랠리'로 보는 의견도 있다"면서도 "미국 기준 6월 중순이 시장 바닥이라고 보고 그전에 프라이싱(가격 책정) 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 물가는 잡히고 있고 악재는 이미 반영됐다고 본다면 마냥 부정적이지는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증시 충격을 고려하라고 경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