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검찰 인사 혼자해"-한동훈 "본인 장관땐 총장 패싱"

입력 2022-07-25 18:36:53 수정 2022-07-25 21:11:13

전·현직 법무장관 새 정부 첫 대정부질문서 불꽃 공방
박 "법무부 인사검증은 법치 농단"-한 "그러면 文 민정실은 모두 위법"
20여초간 눈싸움 일촉즉발 상황도…이재명 부인 수사 두고도 입씨름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진행된 대정부질문은 전·현직 법무부 장관의 불꽃 튀는 공방으로 시작됐다.

첫 질문자로 나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직 법무부 장관)은 현 정부의 법무부가 검찰조직을 완전히 장악하고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현직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직무와 관련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있으며 전 정부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맞섰다.

특히 두 사람은 '검찰총장 패싱 인사' 여부를 두고 약 20초 가량 말 없이 서로를 노려보며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25일 오후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 의원은 ▷검찰총장 없는 검찰 인사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인사검증) 월권 ▷이재명 부인 법인카드 수사의 편파성 등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먼저 박 의원은 검찰총장이 두 달 넘게 공석인 가운데 한 장관이 검찰 인사를 단행한 데 대해 "대검 검사급, 고검 검사급, 평검사 전부 한 장관이 해버렸다"며 "이런 전례가 있느냐"고 따졌다.

하지만 한 장관은 "과거 의원님께서 (법무부) 장관이실 때 검찰총장을 완전히 패싱하고 인사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는 지금 검찰의 인사 의견을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이 반영했다고 확신한다. 검찰에 물어보시라"고 맞받았다.

박 의원은 "내가 윤석열 검찰총장과 인사 협의를 두 시간씩 두 번했다. 그 중 1시간, 50분 전부 다 윤 총장이 말했는데 그런 협의를 패싱이라고 하나"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두 사람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인사검증을 두고도 충돌했다.

박 의원은 정부조직법 32조에 따르면 장관이 할 수 있는 업무범위에 '인사'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업무는 없는데 (인사정보관리단 이라는) 직위는 만들었다. 꼼수이고 법치농단"이라며 "왜 법무부장관이 대법관, 헌법재판관, 국무총리, 대통령 비서실장, 수석들까지 검증해야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한 장관은 "인사검증이라는 것은 대통령의 인사권한을 보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뢰를 받아서 1차 검증을 하는 것이고 거기에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업무는 새로 생긴 업무가 아니라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계속 해오던 업무로 제가 이 일을 하는 것이 잘못이라면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했던 인사검증 업무는 모두 위법이다"라고 반박했다.

검찰의 수사 상황을 두고도 입씨름이 이어졌다. 박 의원이 "이재명 의원 부인의 법인카드 의혹과 관련 130회 이상 압수수색을 했는데 과잉수사 아니냐"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저는 의원님과 달리 구체적 사안에 대해 개입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했고, 수사지휘권을 남발하거나 그러지 않고 있다"면서 뼈 있는 답변으로 응수했다.

한편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일전을 벌이는 동안 여야 의원들이 박수와 고함으로 '편들어주기' 모습을 보이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박수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