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규제 극복했다는 文정부 주장 틀렸나…"핵심 소재 국산화 효과 안 커"

입력 2022-06-28 08:53:00 수정 2022-06-28 09:03:08

무역협 "불화수소 수입 1년 전보다 34% 늘어…포토레지스트, 매년 두자릿수 증가율"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노트북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 것으로 전망하며 제품군을 10종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 노트북용 OLED 생산 모습 연합뉴스

한국이 일본수출규제에 대응해 핵심 소재 국산화에 나섰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출규제를 극복했다고 자평한 문재인 정부 주장과 정반대 얘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탈(脫) 일본'은 별다른 진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규제 3개 품목 가운데 불화수소의 수입은 2019년 7월을 기준으로 급감했다. 2020년 수입 규모는 2018년에 비해 86% 줄었다.

하지만 2021년은 1년 전보다 34% 늘었고, 올해 1~4월 수입 규모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또다시 30% 증가하는 등 회복세가 뚜렷했다. 나머지 규제 품목 가운데 하나인 포토레지스트는 매년 두자릿수의 수입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불화폴리이미드의 수입 규모도 한창 때에 비해 미세하게 줄어든데 그쳤다. 일본 소재 기업 관계자는 "불화수소를 제외하면 별다른 영향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일본에서 수입하는 품목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은 더욱 늘었다. 2021년 수입액은 8천500억엔(약 8조767억원)으로 1년 만에 44% 증가했다. 그 결과 반도체 관련 전 품목에서 대일 무역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체재를 도입하려면 반도체 생산라인을 정지시켜야 하기 때문에 한국 반도체 업체들도 국산 소재를 추가 도입하는데 신중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한국 기업에 불필요한 불신감을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장 가동이 멈출 위험성을 통감한 만큼 결과적으로 일본산을 대체할 공급자를 육성하게 됐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정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경제정책에는 '탈일본', '국산화' 같은 표현이 빠져 있다. 하지만 "전 정권의 반도체 소재 및 장비 국산화를 중단할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 내에서도 경제안보 측면에서 부품 국산화는 필요하다는 의견"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