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물량 보관 포화 생산중단, 국토부 대화 재개

구미 화섬업 원자재 확보 난항…영주 압연공장 비상 경영 돌입
경제단체 "즉각 운송 복귀해야"

12일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장 외부에 출하하지 못한 제품이 쌓여 있다. 포스코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으로 제품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 총파업이 휴일인 12일에도 이어져 6일째를 맞은 가운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경북 지역 주요 공장들이 생산 물량 보관 장소 포화, 원자재 확보 어려움, 생산 중단 사태를 맞는 등 초비상 사태에 접어들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2시 화물연대와 대화를 재개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하루 평균 출하(5만t) 물량 중 육상 수송이 차지하는 2만t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이에 비상 체제를 운영하며 피해 최소화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현재의 상황이 이번 주 내내 계속된다면 포항제철소뿐만 아니라 고객사 등 철강산업 전반에도 큰 피해가 우려된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역시 하루 출하량 6천500t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보관 창고가 조만간 포화 상태에 다다를 전망이다.

포항제철소 관계자는 "당초 예상과 달리 파업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어 생산공장 가동이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며 "지금까지는 마찰이 없지만 비노조원들이 긴급하게 물량 수송에 나설 경우 충돌도 우려된다"고 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화섬 업체들은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전남 여수 등 타 지역으로부터 원자재를 받지 못하면서 애를 먹고 있다. 구미국가산단 내 업체들은 파업 전에 물량을 미리 옮겨둬 물류 대란은 피했지만 장기화될 경우 공장 가동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벨리스 코리아 영주공장 인근 물류 야적장에 콘테이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마경대 기자

세계 최대 알루미늄 압연 공장인 노벨리스코리아 영주공장 역시 보관 창고 포화로 생산 라인 절반 이상을 멈춰 세우는 등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 노벨리스코리아 영주공장은 지난 10일 5개 생산 라인 가운데 3개 생산 라인을 중단한 데 이어 13일 1개 생산 라인을 추가로 중단할 계획이다. 파업이 더 길어지면 오는 15일 이후에는 모든 생산 라인을 중단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생산 물량 수송 마비로 기업체들이 어려움에 빠지자 12일 경제계는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에 대한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총 31개 단체는 이날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화물연대는 우리 국민의 위기 극복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집단 운송 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어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인상 등 '3중고'에 따른 경제 복합 위기를 언급하며 "집단 운송 거부가 장기화되면 시멘트·석유화학·철강 등의 수급 차질로 우리 경제 버팀목인 제조업과 무역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