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文 경제수석' 출신 윤종원 '국조실장 내정'에 "남의 편, 지지자 배려해야"

입력 2022-05-25 09:34:14

"文정부 경제실패 책임자, 자꾸 정무적 요소 배제해 문제"…당정 간 '인사갈등' 비화 가능성도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연합뉴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신임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인사에 반발하고 나섰다. 윤 행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으로, '실패한 경제정책을 주도한 남의 편'이라는 이유다.

연합뉴스 25일 보도에 따르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 행장 내정설과 관련해 "인사 내용은 잘 모르지만, 만약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 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주도한 사람이 어떻게 새로운 정부의 정책 총괄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겠나"라며 "아마 그런 인선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새 국조실장으로)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위한 소신과 원칙이 있는 전문가를 원한다. 참신하고 유능한 관료들은 찾아보면 많다"고 했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도 "(윤 행장이) 대선이든 인수위든 아무 연고가 없는데 갑자기 이야기가 나와서 뜬금없다"며 "문재인정부 때 경제수석으로 와서, 소득주도성장인지 포용성장인지를 하면서 경제정책 실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임 정부의 잘못된 정책 책임자였던 사람을 정권이 바뀌었는데 다시 중용하는 게 적절한가"라고 지적했다.

윤 행장은 거시경제, 국내·국제금융, 재정, 산업, 구조개혁 등 경제정책 전반을 다룬 경험이 있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한덕수 국무총리와도 지난 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IBK기업은행이 지난달 28일~29일 IBK충주연수원에서
IBK기업은행이 지난달 28일~29일 IBK충주연수원에서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해 주요 경영현안 점검 및 기후변화와 녹색전환에 대비한 중소기업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확대경영회의' 참석한 윤종원 은행장. 연합뉴스

이를 고려했다 하더라도 당내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더구나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만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인사 문제로 당정 간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 들어 '정무적 고려'가 없는 인선을 반복한다는 지적도 있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아무리 일을 잘해도 남의 편이면 우리 편이 아닌데, 자꾸 검증과 선택의 과정에서 정무적 요소를 배제하는 것은 문제"라며 "문재인 정부 경제수석을 데려다 놓는다는 것은 지지자들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윤 행장의 국무조정실장 임명을 위한 과정이 진행 중이고 곧 결론이 날 것"이라며 "상당히 유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윤 행장은 서울 인창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LA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명전권대사, 연금기금관리위원회 의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