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스포츠 테니스…접근성·스타일 앞세워 젊은 층 저변 확대
전신 쓰는 유산소 운동…다이어트·집중력 향상에 도움
코로나19 특수로 2년간 호황을 누린 골프의 바톤을 '테니스'가 이어받을 분위기다. 중장년층이 즐기는 스포츠로 인식되던 테니스가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마음을 휘어잡으면서, '테린이'(테니스+어린이의 준말로 테니스 입문자를 지칭)가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이른바 '귀족 스포츠'로 통하는 테니스가 젊은층의 관심을 받게 된 배경에는 골프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으며 운동량도 많다는 점이다. 또한 인증 사진을 찍기 좋도록 복장이 화려하다는 것과 신체 접촉이 없어 거리두기가 용이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통한다. 이 때문에 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테니스 코트는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MZ세대 취향 저격…테니스의 매력은?
"재밌고 운동도 되는 테니스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테니스복을 입은 제 모습도 맘에 들어요."
직장인 김영훈(32) 씨는 요즘 퇴근 후나 주말이면 수성구 사월동의 한 테니스장을 가는 게 일과다. 올해 초부터 취미 활동으로 운동을 고민하던 차에 테니스가 눈에 들어와 도전하게 됐다.
김 씨는 "또래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골프를 배울까도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비용도 비싸고 자주 즐길 만큼 접근성도 좋지 않았다"며 "비교적 돈도 덜 들고 활동량도 많은 테니스를 선택하게 됐다. 운동 효과도 큰 것 같아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활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테니스복도 테니스를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한다. 옷은 물론 모자, 긴 양말 등 테니스에 기반을 둔 패션 제품들은 이미 테니스 코트를 넘어 일상복으로까지 소비되는 추세다.
28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테린이'라는 해시태그(#)는 약 22만5천 건인데, 관련 게시글 대부분이 테니스복의 상징인 '플리츠 스커트'와 '피케 티셔츠'를 착용한 인증 사진이다.
지난달부터 테니스를 시작했다는 대학생 이민영(23) 씨는 "SNS상에서 지인들이 테니스복을 입고 운동하는 사진을 보고 관심이 생겨 배우고 있다"며 "시종일관 움직여야 하는 스포츠니, 다이어트 효과도 큰 것 같다. 지인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중"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테니스를 꾸준히 배운다면 긍정적인 신체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테니스는 전신을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이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량이 상당히 많고, 순간적으로 팔다리 근육의 힘을 써야 해서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그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는 직장인이나 수험생에 적합한 운동이기도 하다.
박병옥 대구시청 테니스팀 감독은 "테니스는 처음 배울 땐 다소 어려운 운동이지만, 전신 운동이다 보니 체중 감소나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다만 기본자세를 정확하게 수사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가를 통해 꾸준히 학습할 필요가 있다. 효과를 충분히 거두기 위해선 일주일에 4회, 30분 이상 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테니스용품 매출 껑충…테니스장도 호황
테니스에 관한 MZ세대의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면서 테니스 관련 매출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SSG닷컴에 따르면 올해 1~3월 테니스용품 전체 매출은 지난해보다 210% 증가했는데, 특히 테니스 라켓 매출은 229%나 뛰었다. 같은 기간 티몬도 라켓(23%), 테니스복(18%) 등 관련 용품 매출이 40% 상승했고, 롯데온 역시 테니스복이 포함된 스포츠 의류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이는 골프처럼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해 '가심비'(마음의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 형태)를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테니스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테니스복 특유의 세련미를 추구하려는 심리도 크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야외·실내 테니스장 등 테니스를 배우고 연습할 수 있는 공간도 테린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 상가형 테니스장 '팝테니스 수성'을 운영하는 김성곤 원장은 오픈 6개월여 만에 200명이 넘는 회원이 몰려들면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해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 테니스 열풍이 지역에까지 내려온 듯하다. 문의전화도 계속 늘고 있다"며 "우리 같은 상가형 테니스장도 대구에만 한 달에 하나꼴로 생기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날씨가 좋고 몸이 찌뿌둥한 봄철이라 그런지 남녀노소 관계없이 테니스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많다"며 "상가형 실내 테니스장의 경우 미세먼지 걱정도 없고 주거지역과 접근성도 좋아 초심자들이 많이 찾아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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