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를 떠나거나 사업을 접는 대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LG전자의 태양광 셀·모듈 사업 철수 충격파가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달 들어서는 삼성물산 구미 사업장 폐쇄 결정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한화 구미사업장의 충북 보은 이전 결정이 있었고, 2020년에는 LG전자 TV 라인 6개 가운데 2개가 인도네시아로 이전해 나갔으며 2019년에는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가 수원으로 빠져나갔다.
기업이 활발히 설립되고 유치가 돼도 부족할 판인데, 있는 기업들이 문을 닫거나 외지로 빠져나가고 있으니 여간 심각하지 않다. 대기업 사업장 하나가 없어지면 직접적 일자리 감소는 물론이고 협력 업체들마저 존립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 기업들의 잇따른 탈(脫)구미와 관련해 구미 경실련이 성명서를 낼 정도로 구미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위기감은 크다.
구미는 한때 대한민국 전체 수출 흑자액의 대부분을 창출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삼성, LG, 한화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하나둘씩 구미를 떠나면서 대한민국 대표 산업도시 명성도 빛이 바래고 있다. 그 여파로 구미시의 인구도 2015년 정점을 찍은 이래 매년 수천 명씩 감소하고 있다. 포항과 함께 대구경북 경제의 양대 전진기지인 구미가 쇠락하면 대구경북 경제도 타격을 같이 입을 수밖에 없다.
근본적 해법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구미시는 구미국가산단 리모델링, 5공단 조기 착공, 구미형 일자리 사업, KTX 구미 정차 등 다각적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떠나가는 기업들을 잡는 데 실질적 성과를 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구미시 및 지역 정치권의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 다른 경쟁 도시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기업 경영 인센티브가 확보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는 의문이다. 정권도 이제 바뀌었으니 구미시와 지역 정치권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 주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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