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北 ICBM 관련 "이미 입장표명"…당선인 신분, 말 아끼는 듯

입력 2022-03-13 16:32:07

尹 "대변인 발언 전후 제가 더 이상 입장표명 한 바 없다"
김은혜 대변인 "입장 비공개…北, 완전한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및 부위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및 부위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및 발사 동향과 관련해 "이미 입장 표명을 했다"며 언급을 아꼈다.

윤 당선인은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인수위 주요 구성안을 밝힌 뒤 기자들로부터 "김은혜 대변인을 통해 '특별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면 후속방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윤 당선인은 "뭔가 착오가 있는 모양"이라며 "대변인이 뭐라고 이야기하기 전에 저는 보고받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ICBM이냐 아니냐고 하는 며칠 전 (북한의) 발사체(와) 관련해서는 제가 이미 입장 표명을 했다. 더 이상의 입장표명에 대해선 제가 한 바가 없다"고 언급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2일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북한 동향을 비롯한 외교 안보 관련 사안에 대해 브리핑 받은 상태다.

그럼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은 후보 시절과는 달리 당선인 신분으로서 갖는 민감성을 감안, 이날 북한 관련 발언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인 지난 6일만 해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페이스북에서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실패를 확인하는 조종(弔鐘·죽은 자를 애도하며 치는 종, 모든 일의 끝)"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향후 북한이 위성 발사를 빙자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 국제사회로부터 더 강력한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1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오후에 인수위 인선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1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오후에 인수위 인선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북한의 ICBM 발사 움직임이나 (금강산 관광지구내) 우리 시설 철거, 모라토리엄'(핵실험·ICBM 발사 유예) 번복 움직임 관련해서 (당선인의) 특별한 입장을 현재로서는 밝힐 수 없다"고 브리핑했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전날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외교·안보 현안 보고와 관련한 윤 당선인의 입장에 대해 "비공개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보 시절 늘 상황이 터지면 적극적으로 말씀드렸던 입장을, 당선인 때까지 유지하는 것은 저희가 절제하고 배려해야 하는 상황에선 아닌 것 같다"면서 "다만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 그것으로 갈음해달라"고 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최근 두 차례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에 대해 ICBM의 '최대 사거리 발사'를 앞둔 성능 시험의 하나라고 평가한 바 있다.

북한은 과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폭파했던 갱도 일부를 복구하는 모습이 포착된 데다,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을 일부 철거하기 시작한 정황도 나왔다.

이를 두고 북한이 2018년 4월 밝힌 핵·ICBM 발사 유예 조치의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한반도 정세 긴장감이 높아지는 데 대해 윤 당선인의 외교·안보 대처 역량이 첫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