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력 강한 오미크론 대비해 대응 전략 마련했어야
국민 동의·이해 구하면서 출구 전략 만들어야
심리학·수학 거쳐 의학의 단계에 있는 코로나19…종식으로 나아가야 할 때
바야흐로 코로나19로 인한 혼돈의 시대이다. 일일 코로나 환자가 수천 명대에서 어느 순간 만 명 대로 진입하더니 나흘 연속 5만 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수 천 명에서 갑자기 5만 명의 환자들이 생기는 것이, 현실감이 없어 도통 체감되지 않을 정도이다. 이제는 코로나19를 어디서든 걸릴 수 있고, 그것이 내가 되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동안 정부는 3T ( Test-Trace-Treat, 진단검사-역학추적-신속치료) 기조의 K-방역으로 전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셧다운 없이 성공적으로 관리해왔다.
그러나 코로나 오미크론은 전염력이 강해 기하급수적으로 환자가 늘어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앞서 유럽에서 코로나 오미크론의 전염력과 전파력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그에 대한 대처가 안이했던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하면서, 부랴부랴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혼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모든 접촉자를 파악하고, 검사할 역량이 부족함을 솔직히 말하고 국민들의 이해와 참여를 구해야 하는데, 밀접접촉자의 정의를 '2m 내에서 마스크 없이 15분 이상 대화한 사람'으로 제한해 버렸다. '밀접접촉자 파악을 못하는 건지? 안하겠다는 건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이다. 그리고 코로나 PCR 검사의 기준을 엄격하게 제한했다. 가족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있거나 옆자리 동료가 확진이 되었는데도, PCR을 하려면 신속항원검사 양성이거나 의사의 소견서가 필요하다. 코로나 19 감염의 촘촘한 관리에서 확산을 억제하고 피해를 줄이는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어 버렸다.
확진자 관리에도 문제가 많다. 재택 치료 환자가 20만 명에 육박하면서, 정부도 답답할 노릇이다. 재택 치료 환자들도 일반관리군, 집중관리군으로 나누었지만 환자를 관리하는 의료기관과 유기적인 연결 망을 구축하지 못한 것도 문제이다. 일반관리군의 경우 환자가 원할 때 비대면진료를 가능하게 했지만 연결이 쉽지 않으며, 또한 의료취약계층이나 고위험 일반관리군 환자의 문제가 존재한다.
필자도 지난 주에 재택 치료 관리 센터에서 환자를 살핀 적이 있었다. 지침이 바뀌어 일반관리군은 빠지고 집중관리군만 맡게 되어 힘들지는 않았다. 센터의 간호사들이 일차적으로 전화상담을 하고 문제가 있어 의사 상담이 필요한 환자, 그리고 그날 신환 환자들을 담당하게 되었다. 환자들 중에 열이 5일 이상 지속되거나, 먹지 못해서 기력이 떨어진 경우, 그리고 임산부인데 열이 있었던 환자는 상담 후 모두 병원으로 이송하였다. 담당 공무원, 치료 관리 센터, 코로나 전담 병원 모두 열심히 주어진 일들을 하고 있었지만, 아직은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듯 보였다.
중증도는 낮지만,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 오미크론에 대한 정부의 이해가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 분명 시간이 있었고, 그에 맞는 대응 전략과 출구 전략을 짰어야 했다. 우리나라 국민처럼 정부의 방역에 협조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국민도 드물 것이다. 정부도 나름대로 고심이 깊을 것이다. 설익은 정책으로 정부의 불신을 키울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국민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면서 대응 전략과 출구 전략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전염병은 심리학에서 시작해서 수학의 단계를 거쳐 의학의 단계에서 극복된다고 한다. 초기에는 병에 대한 정보가 없어 알 수 없는 괴담과 불안이 덮친다. 이후로 병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집계되는 환자수·사망자수·노출자수 등의 숫자들이 매스컴을 점령한다. 그 다음으로는 백신과 치료약들이 개발되면서 전염병이 극복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가? 심리학의 단계를 지났고, 수학의 단계도 건넜다. 현재는 의학의 단계 끝자락에 있는 듯하다. 지금은 마지막 단계를 무사히 넘어 코로나19 종식으로 나가야 할 때인데, 다시금 심리학의 시대로 되돌아 가서는 안 될 것이다.
이동원 대구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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