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시시각각] <81> 부활 꿈꾸는 동해 명태

입력 2022-01-11 06:00:00

강원도 고성군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수조에서 팔뚝만한 어미 명태가 힘차게 유영하고 있다. 2015년 어민들의 제보로 살아있는 수컷 2마리, 암컷 1마리로 인공 부화시켜 복원한 명태 1세대다. 이곳에서는 어미 명태로부터 알을 받아 키운 명태 치어를 매년 동해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강원도 고성군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수조에서 팔뚝만한 어미 명태가 힘차게 유영하고 있다. 2015년 어민들의 제보로 살아있는 수컷 2마리, 암컷 1마리로 인공 부화시켜 복원한 명태 1세대다. 이곳에서는 어미 명태로부터 알을 받아 키운 명태 치어를 매년 동해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한해성수산자원센터 홍우석 박사(왼쪽)와 연구진이 어미 명태가 산란한 알을 채집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한해성수산자원센터 홍우석 박사(왼쪽)와 연구진이 어미 명태가 산란한 알을 채집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노란 고무장갑 위에 건져 올린 명태 알.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노란 고무장갑 위에 건져 올린 명태 알.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연구진이 인공 부화시킨 명태 치어들이 수조를 유영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연구진이 인공 부화시킨 명태 치어들이 수조를 유영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연구진이 인공 부화시킨 명태 치어들이 수조를 유영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연구진이 인공 부화시킨 명태 치어들이 수조를 유영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한해성수산자원센터 홍우석 박사가 명태 치어들에게 자체 개발한 동물성 플랑크톤 먹이생물을 주고 있다. 수조속 바닷물은 차가운 600m 해양 심층수를 활용해 한류성인 명태의 적정 수온 10℃를 유지하고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한해성수산자원센터 홍우석 박사가 명태 치어들에게 자체 개발한 동물성 플랑크톤 먹이생물을 주고 있다. 수조속 바닷물은 차가운 600m 해양 심층수를 활용해 한류성인 명태의 적정 수온 10℃를 유지하고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체구가 20cm 이상으로 자란 어린 명태. 이들은 이력관리용 전자칩을 몸에 달고 지난달 21일 동해 바다에 방류됐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imaeil.com
체구가 20cm 이상으로 자란 어린 명태. 이들은 이력관리용 전자칩을 몸에 달고 지난달 21일 동해 바다에 방류됐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imaeil.com
지난 2015년 12월, 한해성수산자원센터 명태 복원사업으로 첫 인공 부화한 명태 치어들이 동해 바다에 방류되고 있다.〈한해성수산자원센터 제공〉
지난 2015년 12월, 한해성수산자원센터 명태 복원사업으로 첫 인공 부화한 명태 치어들이 동해 바다에 방류되고 있다.〈한해성수산자원센터 제공〉

강원도 고성군 바닷가 한해성수산자원센터.

얼룩무늬에 날씬한 채구, 검고 큰 눈망울.

이름마저 정겨운 명태가 힘차게 유영합니다.

수년간의 복원 노력 끝에 인공 증식으로,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귀하신 몸입니다.

수십 년 전만 해도 이 땅엔 명태 천지였습니다.

개가 물어가도 쫓지 않던 국민생선이었습니다.

1971년 어린 명태, 노가리잡이가 허용되면서

운명이 갈렸습니다. 바닥까지 싹싹 긁는 트롤 조업에

그물 속 열에 아홉은 노가리였습니다.

한 마리가 무려 100만 개까지 알을 낳는다지만

알을 배기도 전에 잡아들여 씨를 말렸습니다.

1980년대 15만t을 정점으로 서서히 줄더니

2008년엔 어획량 '제로'. 올 것이 왔습니다.

그들의 고향, 동해에서 명태가 사라졌습니다.

부끄럽고도 눈물겨운 복원 여정이었습니다.

대를 잇고자 어미 명태 좀 달라고 했더니

일본도 러시아도 씨받이는 못 준다 했습니다.

2009년 '활어 명태 한 마리에 현상금 50만원'.

제보가 잇따랐지만 대부분 숨이 멎었습니다.

명태 찾아 해맨 지 6년째인 2015년 1월

마침내 거진항에서 수컷 2마리 암컷 1마리,

눈동자가 생생한 '희망의 씨'를 찾았습니다.

수조 속 명태는 이들의 후손. 지금껏 복원해

치어 163만 마리를 동해로 돌려보냈습니다.

한 살 지나면 600m 심해까지 가서 심층수

미네랄로 자라 약성도 좋다고, 알이 있든(난태)

없든(꺽태) 그물(망태)에 낚시(조태)에 잡혀와

코다리· 흑태· 바닥태· 영태·건태·황태·북어로,

또 창난·명란젖까지 아낌없이 내 주던 명태….

이들이 다시 동해에 터를 잡을 수 있을까요.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50년간 한국 연근해

표층 수온이 약 1.05℃ 올랐다고 했습니다.

해수온 1도 상승은 육지에서 5도 이상의 변화.

부활을 꿈꾸는 명태도 기후위기에 놓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