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민들 "2작사도 옮겨달라"…선거철 등장하는 '軍 부대 이전'

입력 2022-01-07 15:51:56 수정 2022-01-07 21:19:03

대선·지선 앞두고…대구 북구서 50사단 논의 나오자 수성구 주민들도 요구
여론 수렴·국방과 직결 사안…당장 실현 가능성은 낮을 듯

대구 수성구 만촌동 제2작전사령부 출입구 모습. 매일신문DB
대구 수성구 만촌동 제2작전사령부 출입구 모습. 매일신문DB

50사단(왼쪽), 2군사령부 부대 마크. 매일신문DB
50사단(왼쪽), 2군사령부 부대 마크. 매일신문DB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에 있는 군 부대의 이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론 수렴과 지자체 협의 등을 거쳐야 하는데다 국방과 직결된 사안이어서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대구 북구 주민들이 육군 50사단을 군위로 이전해 달라는 요청을 제기하자 일부 수성구 주민들도 만촌동에 있는 육군 제2작전사령부(2작사) 이전에 대한 목소리를 조금씩 내고 있다. 하지만 찬성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대구에는 육군의 경우 수성구에 있는 제2작전사령부, 제5군수지원사령부와 북구의 50사단 등이 있다. 공군의 경우 동구 K-2기지에 공군공중전투사령부, 제2중앙방공통제소, 군수사령부, 제11전투비행단이 있다. 수성구의 제1방공유도탄여단과 방공포병학교도 육순 소속이다. 또 남구에는 캠프 워커, 캠프 헨리, 캠프 조지 등의 주한미군 부대가 주둔해 있다.

이 가운데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부지로 옮기게 될 공군 부대들과 지난해 12월 10일 부지 일부가 반환된 캠프워커 등을 제외하고, 현재 군 부대 이전 논의의 불이 가장 먼저 지펴진 곳은 북구의 50사단이다.

지난해 12월 20일 결성된 대구 50사단 이전추진위원회(추진위)는 군위군이 대구시에 편입됨에 따라 50사단을 외곽지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추진위는 대구시의회와 국회, 국방부, 50사단 등과 협의를 거쳐 사업 추진 방식을 결정하고 이전 뒤 생산유발효과를 위한 용역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성구에선 육군 제2작전사령부(2작사)의 이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작사는 대구시 정치권과 주민들 사이에서 간헐적으로 요구된 바 있다. 2015년 정순천 당시 대구시의원이 5분발언을 통해 2작사의 이전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2018년 지방선거 때도 남칠우 더불어민주당 수성구청장 후보가 공약으로 2작사 이전을 내걸었다.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지난달 대구 북구 주민들이 육군 50사단의 군위 이전을 요청하면서 수성구 주민들도 2작사의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흘러 나왔다.

군 부대 이전과 관련 주민 의견은 찬반으로 엇갈리고 있다. 이전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2작사 이전을 통해 만촌동이 범어동을 잇는 대구의 부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2작사 부근의 한 부동산공인중개사는 "2작사가 있는 만촌동은 위치도 좋고 교통도 좋은 노른자 땅인데 군사 지역에 인접한 탓에 도시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 군부대만 이전하면 금방 부촌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2작사가 지역 상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에 이전하면 오히려 문제를 만드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2작사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만촌네거리 중심으로 만촌1, 2동 쪽으로는 군인들의 소비가 이 지역 상권을 살려주고 있다"며 "군부대 이전으로 한 번에 많은 인원이 빠져나가면 지역 상권에 타격이 클 것이다"고 말했다.

수성구청은 여론 수렴 과정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군부대 이전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2작사를 옮기려면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부지를 받은 뒤 개발비용이 많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제5군수지원사령부 이전 논의부터 진행된뒤 2작사 이전을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