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한국서 돈 벌어 소박하게 살고 싶었는데…아내가 너무 아파요"

입력 2022-01-04 06:30:00 수정 2022-01-04 07:21:26

5년 전 태국서 가족 살리고자 갓난아이 두고 한국 온 부부
여러 지역 농장 오가며 열심히 일하다 아내는 희귀질환 걸려
불법체류 신분 탓 보험 적용 안돼 병원비만 수천만원

남편 칸텝(가명·35) 씨가 희귀질환에 걸린 아내 따완(가명·29) 씨를 돌보고 있다. 배주현 기자
남편 칸텝(가명·35) 씨가 희귀질환에 걸린 아내 따완(가명·29) 씨를 돌보고 있다. 배주현 기자

"사장님 제발 도와주세요."

"안 돼. 태국으로 돌아가."

태국에서 온 불법 체류자 칸텝(가명·35) 씨가 오늘도 어김없이 일터 사장에게 쫓겨났다. 얼마 전부터 아내 따완(가명·29) 씨가 아팠고 병원에선 자꾸 이해할 수 없는 말만 해댔다. 한국말을 하지 못하는 칸텝 씨는 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사장은 자꾸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몇천만원이 찍힌 병원 영수증만 수없이 날아오는데 수중엔 돈이 없었다. 갈 곳이 없는 칸텝 씨는 눈앞이 캄캄하다.

◆돈 벌기 위해 한국행

5년 전 칸텝 씨는 아내 손을 잡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칸텝 씨 가족은 태국의 한 시골 마을 공사장 구석 어귀 다 쓰러져가는 작은 기숙사에 몸을 뉘고 있었다. 오래 농사를 지었지만 돈은 모이기는커녕 빚만 늘어났고 집마저 없어지면서 오갈 데 없었다. 기숙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공사장 일용직에 나서봤지만 가세는 점차 기울기만 했다.

갓 태어난 아들 나뎃(가명·5)을 보자니 답답함은 커졌다. 넉넉히 분유 한 번 먹이지 못했고, 따뜻한 집에 눕힐 수 없었다. 죄책감이 밀려오던 차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어왔다"는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몇 년간 한국에서 일을 하고 돌아와 집 한 채를 구입한 친구의 모습에 칸텝 씨 부부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렇게 둘은 갓난아이를 떼어놓고 태국을 떠났다.

한국 생활은 고단함의 연속이었다. 부부가 향한 곳은 김해에 있는 한 우렁이 농장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종일 우렁이만 따고 번 둘의 월급은 230만원. 농장 기숙사에서 생활했기에 최소한의 생계비 30만원을 남겨두고 200만원은 모조리 태국으로 보냈다. 사치를 부릴 여유는 없었다. 다른 친구들은 놀러도 다녔지만 이들에겐 교통비마저 사치였다.

몇십만원의 돈을 더 벌고자 지역도 참 많이 옮겨 다녔다. 부부는 김해에서 대구의 딸기농장으로 이동을 반복했다. 매일 밤 태국에 있는 아들과 영상통화를 하는 게 부부의 유일한 낙이었지만 기숙사 공동생활에 눈치가 보여 전화를 하지 못하는 날도 잦았다. 그래도 멀지 않은 날 좋은 집에서 가족이 함께 모여 살 날만 기다리며 참고 참았다.

◆희귀질환 걸린 아내

부부의 고생만큼 태국에 있는 가족들의 삶은 점차 나아졌다. 공사장 기숙사에서 벗어나 집 한 채를 지을 수 있었고 칸텝 씨 동생은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뿌듯함도 잠시, 불행이 부부에게 덮쳤다. 6개월 전부터 아내 따완 씨 몸은 이유 없이 붓기 시작했다. 복통도 호소하며 혈변 증세를 보였다. 병원에선 신장에 이상이 생겼다고 했지만 한국말을 전혀 못 했던 칸텝 씨는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 도움을 요청한 농장 사장도 자꾸만 병원에 가라고만 했다.

따완 씨에겐 신장이 고장 나는 희귀질환 '루푸스신염'이 찾아왔다. 어느덧 결장염과 뇌수막염, 경련까지 동반해 따완 씨는 죽음의 문턱까지 수없이 오가고 있다. 구사일생으로 한국인 지인의 도움을 받고 아내를 병원에 입원시켰지만 불법 체류자라 건강보험이 적용이 안 돼 입원비만 5천만원에 이르게 됐다. 하지만 아내 병간호로 칸텝 씨는 돈을 벌러 나갈 수가 없다. 식당을 운영하는 지인의 가게를 찾아 간혹 밥을 얻어먹고 식당 설거지를 대신해 주는 일로 마음의 빚을 갈음한다.

무엇보다 태국 가족의 삶도 다시 망가지기 시작했다. 동생들은 학업이 중단됐고 칸텝 씨 아버지마저 심장병으로 병원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아내가 회복하는 대로 칸텝 씨는 아내를 태국으로 보내 아들과 함께 지내도록 해주고 싶다. 하지만 갚지 못한 병원비로 퇴원은 기약이 없게 된 그들은 병원에서 아들 사진만을 만지작거리며 버티고 있다. 이 같은 삶이 버거운지 연신 아내 손을 꼭 잡고 있던 칸텝 씨의 눈에는 눈물이 좀처럼 마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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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전달 내역]

◆아들 부부 대신 홀로 손주 넷 돌보는 서지선 씨에게 2,140만원 전달

매일신문 이웃사랑 제작팀은 며느리는 가출했고 아들은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나 홀로 손주 넷을 돌보는 서지선(매일신문 2021년 12월 21일 자 10면) 씨에게 2천140만4천700만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석전중학교교직원일동 66만5천원 ▷구미현대병원 25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이구팔육(김창화) 10만원 ▷배준범 50만원 ▷정은주 15만원 ▷김재용 7만원 ▷박종천 5만원 ▷김강현 3만3천원 ▷라선희 3만3천원 ▷김은영 2만원 ▷김종식 1만원 ▷박미화 1만원 ▷이서영 1만원 ▷이정미 1만원 ▷이현민 1만원 ▷전지원 1만원 ▷정혜원 1만원 ▷이순덕 5천원 ▷이진기 5천원 ▷조철제 5천원 ▷'재원수진' 5만원 ▷'무명' 3만원 ▷'지원정원' 3만원 ▷'석전중유만종' 1만5천원 ▷'지현이동환이' 1만원 ▷'지성이' 2천원 ▷'채영이' 2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뇌출혈에다 뇌병변 장애로 한순간에 망가진 남편 돌보는 남미숙 씨에게 2,715만원 성금

뇌출혈에다 뇌병변 장애로 지능이 5세 수준으로 떨어진 남편 병간호로 일을 하러 나갈 수 없어 생활고를 겪는 남미숙(매일신문 2021년 12월 28일 자 10면) 씨 사연에 55개 단체 271명의 독자가 2천715만2천647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DGB대구은행 100만원 ▷다우약품 100만원 ▷서문시장상가연합회 1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 ▷㈜태원전기 50만원 ▷매일신문20기독자위원회일동 50만원 ▷세무법인송정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린(한정민) 40만원 ▷삼성기공(장태종) 3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라하우젠트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일성도금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에스엘티(정해*)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태광아이엔씨(박태진) 10만원 ▷김영준치과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이보영) 10만원 ▷매일신문 사회부 일동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세계로약국(박태환) 1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다빈치커피대명마루점 5만원 ▷더좋은이름연구소(성병찬) 5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중명산업주식회사(김재홍) 5만원 ▷중앙안과의원(김일경) 5만원 ▷참한우소갈비집(신동애) 5만원 ▷창성공업사(남정복) 5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국선도평리수련원 3만원 ▷두산중공업(한창우)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우리마트(강병철) 3만원 ▷대원전설(전홍영) 2만원 ▷모두케어(김태휘) 2만원 ▷자담치킨(오영정) 2만원 ▷하나회 1만원

▷김상태 100만원 ▷이정추 60만6원 ▷고경민 김임숙 김진숙 이현숙 각 50만원 ▷이신덕 30만원 ▷문심학 박철기 오인경 이충현 전미정 각 20만원 ▷여기동 15만원 ▷이성호 13만3천592원 ▷김강현 11만원 ▷곽용 김두한 김병옥 김정환 박경수 박미애 박용환 배현미 서정섭 손현주 신지연 원순옥 이미선 이슬아 전시형 정구영 정기열 조득환 조진우 채현희 최영조 최창규 함영진 홍종배 각 10만원 ▷김재용 장재영 각 7만원 ▷곽수국 김수완 김춘화 남영희 노주영 문숙현 박명호 박정아 박준영 배해주 백미숙 백미화 서일권 성인숙 손윤옥 송재일 송혜란 신창철 양상돈 유상우 유윤옥 윤명숙 윤순영 이경자 이미연 이석우 이승훈 이애순 이영호 이흥석 임채숙 장우원 장은경 장현수 전우식 전준석 전헌무 정원수 정호승 조혜성 최상수 최영익 최웅환 최종호 한명환 한미연 홍윤미 황인필 각 5만원 ▷김선경 4만원 ▷강내운 강은희 곽현미 권규돈 권두형 김대식 김도현 김미성 김병삼 김봉권 김성운 김영빈 김영환 김태상(농협) 김혜진 남형권 박승호 박임상 박종문 방인순 서정환 선한나 성용규 엄희숙 이강준 이서연 이성화 이응섭 이종완 이진영 이효종 이희형 장유진 최주연 최지운 최춘희 하경석 황재훈 각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최윤준 2만3천원 ▷강호린 김성묵 김소정 김유호 김윤경 김윤희 김태욱 김해영 김효성 류휘열 민윤자 박은주 박현주 박화영 방태표 석보리 성영식 손진호 승지후 신종욱 유승헌 윤덕준 이동욱 이상노 이서현 이영환 이운호 이준우 이찬일 이해수 임경숙 전지원 조혜란 진선주 천정창 한원희 허정 각 2만원 ▷문민성 1만8천979원 ▷김문정 1만8천원 ▷박준영 1만5천원 ▷고장환 권보형 권순일 권영윤 권오영 권오현 권재현 권효선 김균섭 김길태 김사라 김상근 김상일 김성옥 김태상(대구은행) 김태천 류광희 문정호 박건우 박길수 박노훈 박선영 박애선 박진성 박홍선 배희자 서유리 성영아 안인호 오승민 우동수 우순화 우지선 우철규 윤복영 이병순 이영수 이재민 이정현 이주련 장문희 장해지 전병희 전창희 정다운 정민정 정영순 정충기 조경희 조영식 조은아 조현석 주신영 지호열 최경철 한동엽 홍미선 홍수영 황성광 각 1만원 ▷박경희 서제원 각 5천원 ▷이희선 3천원 ▷김서연 이장윤 각 2천원 ▷김기만 편도은 각 1천원

▷'주님께감사' 13만원 ▷'김해진(힘내세요!)' '예수사랑' '이서고2학년최민' '좋은날이오기를요' '주님사랑' 각 10만원 ▷'동변초3학년5반' 8만3천70원 ▷'ws' '김재연힘내세요' '매주5만원' '산해수' '이우중이효재' '최한태최수진' 각 5만원 ▷'동차미' 3만4천원 ▷'♡♡♡' '남미숙님께안소' '황지민2022이서고' '힘내세요' 각 3만원 ▷'남미숙_씨께' '석희석주' '이현숙(하이디)' '자림' '힘내세요!' 각 2만원 ▷'강해만이진주' '그냥' '남미숙님께전달부탁' '아혜아하리' '용신' '영남 조영선' '지현이동환이' 각 1만원 ▷'남미숙님후원' 5천원 ▷'수앤랑' 3천원 ▷'지성이' '채영이' 각 2천원 ▷'돼지' 1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