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투표자 수 가감 보고 가능"…'조작 지침' 내부 메일 논란

입력 2026-08-04 09: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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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본도 메일 확보해 수사…윗선 개입 여부도 규명 대상

29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지난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앙선관위가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자 수를 오입력한 지역이 충북 진천군과 경기 의왕·김포인 것으로 밝혔다. 연합뉴스
29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지난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앙선관위가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자 수를 오입력한 지역이 충북 진천군과 경기 의왕·김포인 것으로 밝혔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자 수 오류 발생 시 다음 시간대 보고에서 수치를 가감해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부 지침을 시도선관위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지방선거 당일인 지난 6월 3일 오전 8시 40분 전국 시도선관위에 투표자 수 입력 및 수정과 관련한 전달 사항을 이메일로 발송했다.

메일에는 "투표자 수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수정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부득이 수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중앙선관위 선거관리과 담당자에게 보고 후 승인을 받아 수정을 허가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기존 투표자 수 보고 자료에 큰 오류가 없는 한 다음 시각 투표자 수 보고 시 가감하여 보고 가능"이라고 안내했다.

시도선관위는 선거관리시스템에서 투표자 수를 비롯한 입력 내용을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선관위가 경미한 오류는 이후 시간대 보고에 반영해 자체적으로 조정하도록 사실상 지침을 내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내용은 중앙선관위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개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과는 차이를 보인다.

종합관리지침에는 "선거관리시스템에 입력한 내용은 국민에 공개되므로 전임(전담) 직원이 철저히 확인하라"고 명시돼 있다.

또 "입력 내용에 대한 수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시도 위원회는 수정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확인해 수정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해당 지침에는 이메일에 포함된 '수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 '큰 오류가 없는 한 가감하여 보고' 등의 내용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도 중앙선관위가 이 같은 지침을 이메일로 전달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경위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가 전국 시도선관위에 이러한 지침을 전달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일부 직원의 일탈이 아닌 조직 차원의 비위 여부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사 과정에서는 해당 지침의 작성 및 전달에 선관위 윗선이 관여했거나 보고를 받았는지, 과거 선거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투표자 수 오류를 조정하거나 은폐했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합수본은 이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강남구 선관위 선거담당관을 직무유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 등이 연루된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서도 중앙선관위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