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백서와 뒷거래'…이탈리아 간호사, 뒷돈받고 빈 주사기 찔러 줘

입력 2021-12-23 19:59:24

경찰 '몰래카메라'에 덜미…백신 기피자들에 회당 최대 50만원 챙겨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지하철 입구에서 경찰이 승객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증명서인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지하철 입구에서 경찰이 승객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증명서인 '그린 패스'를 확인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날부터 그린 패스가 없으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과 음식점, 술집, 영화관 등 실내 시설에 출입할 수 없다. 연합뉴스

세계 곳곳에서 '안티 백서'(백신 반대주의자)가 나오는 가운데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을 피하려는 사기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은 22일(현지시간) 시칠리아주 경찰이 몇몇 시민들에게서 돈을 받고 허위로 백신을 놔준 혐의로 현직 간호사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팔레르모 한 백신접종 센터에서 일하던 이 간호사는 백신 액을 빼낸 빈 주사기 바늘을 팔에 찌르는 수법으로 이들의 백신 접종 기피를 도왔다.

그의 허위 백신 접종은 확인된 것만 10차례 이상이었다. 해당 간호사는 허위 접종 대가로 1회 당 최대 400유로(약 54만원)를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적발된 이들 가운데는 또 다른 간호사와 경찰관도 있었다. 이탈리아에서는 간호사와 경찰관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이런 범행은 앞서 '비위 제보'를 받은 경찰이 백신접종 센터 내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끝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백신 패스'(면역증명서)가 없는 이들의 실내 음식점 및 문화·체육시설 이용 등을 제한하고 있다.

이 방역책은 지난 8월 도입한 것으로, 현지 백신 접종 완료율을 전체 인구(약 5천930만 명) 대비 80%까지 끌어올렸을 만큼 '백신 붐'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신 접종을 피하면서도 증명서를 확보하려는 각종 사기 수법도 속출해 사법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50대 남성이 팔에 실리콘 인공 보철을 착용하고 백신을 맞으려다 덜미를 잡혔다. 한 의사가 돈을 받고 허위 접종 증명서를 발급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로마 주변에 사는 17세 소년이 러시아 해커와 공모해 위조된 백신 패스를 팔아넘긴 혐의로 입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