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2번 맞았는데 확진…의학계 "그래도 접종"

입력 2021-08-31 18:07:20 수정 2021-08-31 20:51:29

대구 의료시설 돌파감염 잇따라
델타 변이 유입·항체 약화도 한몫…전문가 "10월 부스터샷 고려해야"
전문가 “접종 시 항체 농도가 높아져 감염 예방 효과는 확실”

청장년층(18~49세)에 대한 백신접종이 시작된 지난 26일 대구 수성구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을 맞은 시민들이 관찰구역으로 이동해 대기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청장년층(18~49세)에 대한 백신접종이 시작된 지난 26일 대구 수성구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을 맞은 시민들이 관찰구역으로 이동해 대기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 의료시설에서 코로나19 돌파감염 의심사례가 잇따르면서 백신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이 많다.

31일 대구시에 따르면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가톨릭대병원 관련 전체 확진자 175명 중 53명은 돌파감염 의심사례다. 또 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도 확진자 16명 중 11명이 백신 접종 완료 후 감염됐다. 지난달 한 병원에선 접종을 끝낸 간호조무사가 확진돼 수술실 운영이 중단될 뻔한 상황이 발생했다.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나모(30) 씨는 "백신을 맞으면 감염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접종했다. 하지만 돌파감염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접종에 회의감을 느낀다"며 "백신이 식약처나 여러 기관을 거쳐 검증됐지만, 감염 차단 효과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앞둔 안모(29) 씨는 "접종 후 부작용 사례가 나이를 불문하고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돌파감염 우려가 없다면 접종에 부담을 덜 느끼겠지만, 현재로선 부작용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의학계는 돌파감염이 나오는 이유로 ▷백신이 코로나19 감염을 100% 막아주는 것이 아닌데다 ▷델타 바이러스 유입 ▷올해 초 백신 접종을 한 고위험군 항체 약화 등을 꼽는다. 돌파감염은 중증과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백신 접종은 여전히 중요하고, 추가적 백신 접종인 '부스터샷'을 고려해야 한다는주장도 나온다.

이경수 영남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이 끝나면 항체 농도가 상당히 올라가 있어 감염돼도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드물다. 미접종자에 비해 감염으로부터 확실히 보호받을 수 있다"며 "요양병원 환자를 비롯해 접종을 끝낸 지 반 년이 다 되어가는 접종자들에게는 항체 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늦어도 10월부터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돌파감염 사례가 곳곳에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키워드=돌파감염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친 후 2주가 지난 상황에서 확진되는 사례를 말한다. 백신을 맞았는데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방어할 중화항체가 형성되지 않거나 그 강도가 약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