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콩레이 영덕에 이틀간 물폭탄…30년만에 최악 피해

입력 2018-10-07 18:55:48 수정 2018-10-07 19:08:14

6일 하루동안 242㎜ 일강수량 역대 3위…영덕읍 강구면 축산면 영해면 등 곳곳 침수
점포 가옥 논밭 등 피해·이재민 550명…급물살에 80대 숨지기도
강구항 오십천변 소형 선박 15척 물 불어나며 떠내려가

태풍 콩레이의 물폭탄으로 6일 오전 완전히 물에 잠긴 영덕군 강구면 오포리 일대. 도로는 보이지 않지만 심어진 듯 보이는 신호등이 이곳이 도로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독자제공
태풍 콩레이의 물폭탄으로 6일 오전 완전히 물에 잠긴 영덕군 강구면 오포리 일대. 도로는 보이지 않지만 심어진 듯 보이는 신호등이 이곳이 도로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독자제공
6일 오전 어른 키높이까지 침수됐다 물이 빠지고 복구작업이 한창인 영덕군 강구면 오포리. 김대호 기자
6일 오전 어른 키높이까지 침수됐다 물이 빠지고 복구작업이 한창인 영덕군 강구면 오포리. 김대호 기자

태풍 콩레이가 지나면서 영덕에 이틀간 30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6일 일강수량은 영덕읍에 242㎜가 내렸다. 1991년 태풍 글래디스 때 일강수량 292㎜와 2001년 태풍 다나스 때 일 강수량 277.5㎜에 이은 세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7일 오전 현재 1명이 숨지고 가옥과 점포 등 757채의 침수피해와 55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영해읍 벌영리 일대 농경지와 오십천변 금호리 논밭 등 400㏊도 한때 물에 잠기거나 낙과피해를 입었다. 차량침수피해도 100여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영덕군은 이 수치가 잠정 집계라고 밝히고 14일까지 정확한 피해조사에 주력할 방침이다.

어른 목 높이이까지 침수된 영덕군 강구면 강구시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보트를 타고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영덕군 제공
어른 목 높이이까지 침수된 영덕군 강구면 강구시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보트를 타고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영덕군 제공
6일 침수피해를 입은 강구시장에 물이 빠진 7일 복구작업의 손길이 분주하다. 김대호 기자
6일 침수피해를 입은 강구시장에 물이 빠진 7일 복구작업의 손길이 분주하다. 김대호 기자

이같은 피해는 강수량이 훨씬 많은 산간지역에 쏟아진 비가 하천을 통해 순식간에 몰리면서 하천으로 빠지지 못한 물이 역류하면서 곳곳에 침수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침수지역의 물은 6일 오후 비가 그치자 빠른 빠졌다.

이번 비로 강구항으로 이어지는 오십천과 영덕읍내 덕곡천 등 하천들이 한때 범람 직전까지 불어나면서 주민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태풍 콩레이가 지나며 내린 물폭탄에 침수됐던 영덕군 강구면 오포리 일대가 6일 오후 비가 그치고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떠내려온 쓰레기들이 공터와 도로를 메우고 있다.
태풍 콩레이가 지나며 내린 물폭탄에 침수됐던 영덕군 강구면 오포리 일대가 6일 오후 비가 그치고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떠내려온 쓰레기들이 공터와 도로를 메우고 있다.
6일 침수 피해를 입은 강구면 오포리에 7일부터 물이 빠진 자리에 복구 지원 차량들이 분주하다. 김대호 기자
6일 침수 피해를 입은 강구면 오포리에 7일부터 물이 빠진 자리에 복구 지원 차량들이 분주하다. 김대호 기자

6일 오전 강구항에 인접한 오십천 하구에 정박해 있던 소형 어선 10여척이 하천 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정박줄이 풀려 떠내려가고 있다. 독자 제공
6일 오전 강구항에 인접한 오십천 하구에 정박해 있던 소형 어선 10여척이 하천 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정박줄이 풀려 떠내려가고 있다. 독자 제공

저지대인 강구시장과 강구읍 오포리 일대가 6일 오후까지 침수돼 보트를 동원해 갇힌 주민 수십여명이 구출되기도 했다. 특히 강구시장의 경우 어른 목까지 물이 차오르기도 했다.

강구항과 인접한 오십천변에 정박했던 소형 선박 10여척이 불어난 하천물에 정박이 풀려 강구항 쪽으로 떠내려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달 6일 태풍 콩레이가 스치며 내린 비로 침수피해를 입은 영덕군 영덕읍 영덕시장 인근에서 주민들이 침수된 도로를 따라 물을 가로 지르고 있다.
이달 6일 태풍 콩레이가 스치며 내린 비로 침수피해를 입은 영덕군 영덕읍 영덕시장 인근에서 주민들이 침수된 도로를 따라 물을 가로 지르고 있다.
6일 침수 피해를 입은 영덕시장 입구의 7일 모습. 김대호기자
6일 침수 피해를 입은 영덕시장 입구의 7일 모습. 김대호기자

영덕읍 영덕시장 대부분의 점포들과 인근 주택가도 일부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영덕역 진입로 부근 네거리와 영덕교육청 인근 도로는 영덕역사 동편 산인 고불봉 등산로를 타고 쏟아져 내려온 토사가 하수구를 막으면서 물에 잠겼다.

태풍 콩레이가 지나면 내린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영덕군 축산면 축산항 인근 도로의 6일 오후 모습.
태풍 콩레이가 지나면 내린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영덕군 축산면 축산항 인근 도로의 6일 오후 모습.
태풍 콩레이가 북상하며 뿌린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영덕군 강구면 강구시장.
태풍 콩레이가 북상하며 뿌린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영덕군 강구면 강구시장.

축산항 지역도 오전 11시쯤 축산천이 범람하면서 축산리 마을을 덮쳐 83세 남성이 대피하던 중 골목으로 쏟아지던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오후에 숨진채 발견됐다. 영해면 골목 곳곳에서도 한때 크고 작은 침수 피해가 목격되기도 했다.

영덕군과 경찰 그리고 소방서는 토요일과 일요일 비상근무를 하며 피해 파악과 구조 그리고 복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