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상고기각 94.4% VS 원심파기 5.6%…尹·李 재판에 같은 잣대 들이대면? [시사뒷담]

입력 2026-11-04 05:59:00 수정 2026-11-04 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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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공직선거법 1·2심 모두 유죄…국민의힘 397억원 반환 문제 코앞으로
李는 2심 무죄 뒤집혀 유죄 취지 파기환송…같은 상고심 통계, 엇갈리는 해석

국민의힘이 보전받은 대통령 선거 비용 397억원의 반환 여부가 달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선고일인 4일 서울역에 관련 방송이 나오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보전받은 대통령 선거 비용 397억원의 반환 여부가 달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선고일인 4일 서울역에 관련 방송이 나오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대법원 형사 상고심에서 2심 판결이 뒤집히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일반적인 형사사건에서는 상고가 기각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드물게 원심이 파기되는 사건도 있다.

이를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적용하면 묘한 대비가 나타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1·2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고, 이재명 대통령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판결이 뒤집힌 바 있어서다.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에 따라 2심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거나 대법원에서 뒤집힐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사법 통계와 법률적 판단 기준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상고기각 94.4%·원심 파기 5.6%…대법원 판결의 일반적 경향

법원행정처의 '2024 사법연감'에 수록된 2023년 형사 상고심 판결 통계에 따르면 상고기각은 4707건으로 94.4%, 원심 파기는 281건으로 5.6%를 차지했다.

이를 단순하게 해석하면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는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의미다. 반면 2심 판결이 뒤집히는 경우도 일정 비율 존재한다.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배경에는 대법원이 원칙적으로 법률심이라는 특성이 있다. 사실관계와 증거, 형량 등을 폭넓게 다투는 1·2심과 달리 대법원에서는 법률 위반 여부 등을 중심으로 판단한다.

다만 94.4%가 모든 2심 유죄판결의 확정 확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무죄판결에 대한 상고를 비롯해 여러 유형의 형사사건이 포함돼 있으며, 개별 사건의 법률적 쟁점도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보전받은 대통령 선거 비용 397억원의 반환 여부가 달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선고 당일인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보전받은 대통령 선거 비용 397억원의 반환 여부가 달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선고 당일인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연합뉴스

◆尹 1·2심 모두 유죄…94.4% 확률 국민의힘 397억원 반환 우려

윤석열 전 대통령은 4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2022년 대통령선거 당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유죄 판단을 받았다.

이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당시 국가로부터 보전받은 대통령선거 비용 약 397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두 차례 재판에서 동일한 유죄 판단과 형량이 유지되면서 국민의힘의 재정적 부담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94.4%라는 확률을 윤석열 전 대통령 유죄와 함께 국민의힘의 대선 비용 반납에도 붙일 수 있는 것.

다만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대법원에서 법리오해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 위반을 다툴 수 있다. 1·2심 판단이 일치하더라도 대법원이 반드시 원심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李 2심 무죄였지만 대법원서 파기…5.6%의 사례

반대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은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이 뒤집힌 실제 사례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4년 11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2025년 3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2심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 관련 발언과 백현동 개발 관련 발언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같은 해 5월 1일 항소심의 법리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무죄 판결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2심 무죄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던 입장에서는 예상과 다른 결과였지만, 대법원이 법률 해석을 달리해 원심을 뒤집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다만 파기환송이 곧 유죄 확정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은 대통령 취임 이후 파기환송심 절차가 중단돼 아직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심 판단 존중"과 "대법원에서 뒤집힐 수도"…누구에게나 같은 원칙

이 두 사건을 함께 놓으면 정치적 입장에 따라 사법부 판단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2심 유죄를 두고 대법원에서도 유죄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논리에는 일반적인 상고심 통계가 뒷받침될 수 있다. 반대로 대법원이 법리 판단을 달리해 판결을 뒤집을 수 있다는 주장 역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실제로 확인된 가능성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항소심 무죄를 존중해야 한다는 논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유죄를 존중해야 한다는 논리는 서로 다른 기준으로 적용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대법원에서 판결이 달라질 가능성도 특정 정치인에게만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두 사건은 1·2심의 판단 일치 여부와 법률적 쟁점, 현재 재판 단계가 다르다. 상고심 통계만으로 어느 사건이 뒤집힐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단정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

대법원 상고기각 94.4%, 원심 파기 5.6%. 같은 숫자를 놓고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부분만 강조할 수 있다. 그러나 사법 통계는 어느 진영에도 유리하거나 불리하도록 만들어진 숫자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관계없이 동일한 법적 원칙을 적용하는 일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당선무효형이 최종 확정될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약 434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에 따른 국민의힘의 반환 예상액 397억원보다 37억원 더 많은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