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님, 꼰대인가요?" 시험대 오른 달서구… 직원 설문조사 진행

입력 2026-11-03 15: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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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공무원 소통 방식 점검… 경진대회도 열어
"손짓 대신 말로, 커피 주문도 눈치" 직원들이 꼽은 일상의 불편
우수 사례 전 부서 확산 추진 예정

대구 달서구가 마련한 존중문화 확산 설문조사함에 직원들이 제출한 의견서가 담겨 있다. 이번 설문은 모두 무기명으로 진행됐다. 대구 달서구 제공.
대구 달서구가 마련한 존중문화 확산 설문조사함에 직원들이 제출한 의견서가 담겨 있다. 이번 설문은 모두 무기명으로 진행됐다. 대구 달서구 제공.

대구 달서구가 간부 공무원들의 조직 내 소통 방식과 직원 존중 수준을 점검하기 위해 무기명 설문조사에 나서 눈길을 끈다. 직원들의 생생한 의견을 바탕으로 수평적인 공직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달서구는 지난달 13일부터 20일까지 국장과 과장 등 간부 공무원들의 직원 존중 수준을 살피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설문은 정해진 문항에 답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직원들이 A4 용지에 자유롭게 의견을 적어 제출하는 백지 설문으로 진행됐다. 응답은 모두 무기명으로 수합했다.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례뿐만 아니라 간부 공무원에게 존중받았다고 느낀 경험, 조직문화 정착을 위한 개선 의견 등도 폭넓게 담도록 했다.

일주일간 진행된 설문에는 A4 용지 30박스에 나눠 담겼다. 업무 과정에서 느낀 불편부터 간부 공무원들의 사소한 행동과 말투에 대한 지적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모였다.

응답 중에는 "전화를 받는 중 국장실에 들어가면 손짓으로 물러나라고 하기보다 말로 이야기해 줬으면 좋겠다"거나 "식사할 때 간부들이 조금 더 천천히 먹어주면 좋겠다. 음식을 먹으며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소통하고 싶다"는 등 의견이 나왔다.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행동이 직원들에게는 부담이나 불편으로 다가올 수 있는 사례도 있었다.

한 직원은 "간부가 가장 먼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자리를 떠나면 곤란하다. 뒤따른 직원들도 어쩔 수 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킬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거창한 자리가 아니더라도 간부 공무원들이 먼저 다가와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소통해 주길 바란다는 의견도 주를 이뤘다.

달서구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실천 과제를 마련하고, 간부 공무원들의 존중 문화 실천 경진대회도 열기로 했다. 오는 20일 열리는 경진대회에는 구청장과 6개 국장, 직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다. 각 국은 설문에서 제기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한 실천 사항과 성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평가 과정에는 일반 직원들이 직접 참여한다. 부서별 주무 직원 34명은 존중 문화 실천 성과와 사례의 구체성, 직원 체감도, 조직문화 개선 효과, 확산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각 부서의 활동을 평가한다.

달서구는 우수 사례를 전 부서에 확산하고,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정착시킬 방침이다.

김용판 달서구청장은 "불만 사항을 모아 '존중 문화 만들기 지침서'를 제작하거나 설문조사를 자주 해달라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구청 내 업무 분위기를 환기하고 더 나은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