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12억명' 소금만 줄여선 반쪽?…'이것' 늘려야 효과 [매일비타민]

입력 2026-11-03 14:03:40 수정 2026-11-03 14:12:09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버몬트대 연구팀, 국제학술지에 "나트륨·칼륨 동시 관리" 촉구

AI로 생성한 이미지. 챗GPT
AI로 생성한 이미지. 챗GPT

고혈압을 관리하려면 식탁에서 소금만 덜어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동시에 칼륨을 충분히 섭취해야 혈압 조절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버몬트대학교 연구진은 나트륨 섭취 감소와 칼륨 섭취 증가를 병행하는 방식이 혈압 관리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임상영양학회지(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기존 공중보건 지침이 나트륨을 줄이는 데 지나치게 무게를 둬 왔다고 지적했다. 칼륨 섭취를 늘리는 전략에도 그에 상응하는 관심과 비중을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두 영양소가 체내에서 서로 밀접하게 작용하는 만큼 한쪽만 조절해서는 혈압 관리 효과를 충분히 얻기 어렵다는 취지다.

고혈압은 전 세계 성인 약 12억8천만명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심장마비와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질환의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각국 보건당국은 오랫동안 소금 섭취를 제한하도록 권고해 왔다.

나트륨과 칼륨은 모두 체내 수분 균형과 신경 신호 전달, 근육 기능에 관여하는 필수 미네랄이다. 다만 혈압에 미치는 작용은 다르다.

나트륨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체내 수분이 증가하면서 혈관 내부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반면 칼륨은 신장이 나트륨을 소변으로 배출하도록 돕고 혈관벽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데 관여한다. 칼륨 섭취가 충분하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이유다.

문제는 두 영양소의 섭취 균형이 무너져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평균적인 나트륨 섭취량이 권장 수준을 웃도는 반면, 칼륨 섭취량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적정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하루 섭취량은 나트륨 2000㎎ 이하, 칼륨 3500㎎ 이상이다. 연구진은 나트륨 과다 섭취와 칼륨 부족이 혈압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조절 가능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칼륨을 늘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다. 바나나와 감자, 콩류, 잎채소, 요구르트 등이 칼륨을 공급하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일상적인 식단에서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 소금의 주성분인 염화나트륨 일부를 칼륨염으로 바꾸는 방법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소금의 나트륨 함량을 낮추면서 칼륨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칼륨염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금속성 맛이 강해지는 문제가 있다. 식품 제조업체가 나트륨을 줄이고 칼륨을 늘리는 과정에서 맛과 영양 성분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이유다.

칼륨 섭취를 늘리는 방식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특히 신장 질환이 있거나 특정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체내 칼륨을 적절히 배출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칼륨 보충제나 칼륨염을 활용한 소금 대체재를 임의로 사용하지 말고 의료진과 먼저 상의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연구진은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이 고혈압 예방과 관리의 기본이라는 기존 원칙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나트륨 제한에만 집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칼륨 섭취를 함께 늘리는 방향으로 식생활 관리 전략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나트륨 감소는 고혈압 예방·관리의 기초 전략이지만, 나트륨 감소에만 집중하는 현행 접근을 넓혀 칼륨 섭취 증가에 동등한 비중을 두도록 새로운 근거가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식품 성분은 서로 상호작용하고 생리 기능은 여러 계통에 걸쳐 통합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식이 개입을 총체적으로 바라볼 때가 됐다"며 "칼륨 섭취 증가와 나트륨 섭취 감소가 함께 작용할 때 고혈압 관리가 더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