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돼지 눈' 거친 SNS" 언론 보도에…"껍데기만 좇는 눈엔 껍데기만"

입력 2026-11-02 19: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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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몰아가, 언론의 제목 장사" 게시물 공유
李 "한자 그대로 인용했으면 별 말 없었을 것"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열린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본관으로 이동 중 피켓 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열린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본관으로 이동 중 피켓 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자신의 '돼지 눈' 발언을 거친 표현으로 규정한 언론 보도에 대해 "껍데기만 좇는 눈에는 껍데기만 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야당의 해외 순방 관련 비판에 대응하면서 사용한 표현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중계하듯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도 직접 비판적 견해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한 사용자의 글을 공유하며 '豚眼只有豚 佛眼只有佛(돈안지유돈 불안지유불)'이라는 한자 구절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무학대사와 이성계간 고담준론의 한 부분"이라며 "심오한 의미가 깃든 선문답이다. 그대로 인용했으면 별 말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부처 눈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엔 돼지만 보인다'라고 똑같은 말을 한글로 표현하니 격 떨어진다고 한다"며 "마이동풍, 조족지혈, 우이독경은 어떤가. 소 닭 말을 언급했으니 이것도 한글로 표현하면 격 떨어지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 대통령은 "완전히 같은 말인데도 한문을 둘러야만 권위가 생긴다고 믿는 기묘한 분별심"이라며 "말의 품격은 그릇이 된 글자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통찰의 깊이에서 나온다. 껍데기만 좇는 눈에는 껍데기만 보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게시물에서 한 사용자는 "거친 SNS를 쏟아내는 대통령으로 몰아간다"며 "언론의 교묘한 제목 장사, 바로 이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경향신문이 전날 보도한 '"내로남불" "돼지 눈에는 돼지만" 거친 SNS 쏟아내는 이 대통령…여당서도 "한 번 더 생각을"'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첨부됐다.

해당 기사는 이 대통령이 보수 야권은 물론 진보 진영의 비판에 SNS로 직접 대응하는 상황에 대한 해설과, 이에 여당 일각에서도 우려가 나온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 엑스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 엑스 캡처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이 너무 잦다는 야권의 비판을 겨냥해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엑스에 적은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높은 업무강도로 수시로 링거주사 맞으며 코피 터지는 해외순방조차도 놀러 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며 "사람은 아는 만큼만 보이는 법이니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전·현직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과 업무강도, 그 결과로서 순방성과의 차이는 함께 경험하는 동행기자단이 더 잘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거 안 맞고 코피 안 터져도 되니 이제 그만 자중하시라"며 "본인을 비판하는 국민은 전부 돼지로 보이냐"고 반발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국민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깎아내리는 것도 모자라 돼지에까지 빗대는 오만함을 드러냈다"며 "국민이 돼지로 보인다면 그것이야말로 돼지의 눈 아니냐"고 비판했다.

당시 여당 일각에서도 이 대통령의 SNS 소통 방식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전달 과정에서 오해나 잘못 오인될 수 있는 우려가 있는 만큼 소통에 있어서 좀 더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례들을 통해 앞으로 적극적인 SNS 소통을 하실 때 한 번 더 생각하시도록 하는 청와대 참모들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