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정하라" 말 끊은 한병도…김태규 "조폭도 마지막 말은 하게 해줘" [여의도.gif]

입력 2026-10-30 1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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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이 20일 대구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구고등·지방·가정·회생법원, 부산고등·지방·가정·회생법원, 울산지방·가정법원, 창원지법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이 20일 대구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구고등·지방·가정·회생법원, 부산고등·지방·가정·회생법원, 울산지방·가정법원, 창원지법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발언권을 제한한 한병도 국회 운영위원장을 향해 "조직폭력배도 조직원에게 책임을 물을 때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하게 해준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 파행 사태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변명할 권리 없이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며 "대한민국 국회 운영위원장이 조직폭력배도 하지 않는 짓을 했다"고 했다. 이어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도 의원의 발언을 중지시키기 전에는 충분히 경고한다"며 "한병도 위원장은 충분한 경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저의 발언권을 정지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저는 청와대를 감사하는 감사위원이지 피감기관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청와대를 감사해야 할 시간에 야당 감사위원의 한 달 지난 발언을 또다시 우려먹었다. 청와대 방탄을 위한 억지 공세"라고 했다. 아울러 "자신과 관련된 얘기인 만큼 신상 발언을 충분히 하게 하는 게 상식"이라며 "일방적으로 제 입을 틀어막고 사과만 강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지키려고 시간을 끌었다"며 "업무보고를 늘린 것도, 저의 질의를 막은 것도 결국 김 실장을 보호하기 위한 정해진 작전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전날 국감에서 질의하지 못한 김 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과 대통령 가족의 군 골프장 이용 의혹 등을 거론하며 "어제 묻지 못한 의혹을 예결특위를 비롯해 국회의 모든 회의에서 끝까지 따져 나가겠다"고 했다.

◆ 민주당 "사과 안 할 거면 나가라"…김태규 퇴장 요구에 멈춰 선 국감

앞서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는 김 의원의 참석 문제를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정회를 반복했다.

갈등의 발단은 김 의원이 과거 윤석열·전두환 전 대통령의 행위를 두고 "내란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발언이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김 의원에게 사과와 운영위원직 사임을 요구했다. 이미 운영위는 민주당 주도로 김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의결한 상태였다.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이 신상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이 신상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정현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대법원 판결로 인정된 내란마저 부정하는 분"이라며 "웃으면서 들어오는 것이 말이 되나. 이것은 국회를 모독하는 것이고, 국민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했다.

같은 당 임미애 의원도 "제명촉구 결의안을 위원회에서 의결했다"며 "이 자리에 들어와 발언하고 앉아 있는 것은 이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국감을 지속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국감 참여를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맞섰다.

윤용근 의원은 "제척과 회피 규정 등 국회의원이 국정감사를 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장애 요소가 없다"고 했다.

김 의원 역시 자신에게 제기된 문제에 관해 신상 발언을 할 기회를 요청했지만, 한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내란을 옹호하고 미화하는 인사가 운영위원회에 소속돼 오늘 질의하는 걸 인정할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사과조차 거부하고 있는 김태규 의원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우리 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여하는 것을 위원장으로서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결국 한 위원장은 여야 간사에게 김 의원의 운영위원 사임 문제를 협의할 것을 요청한 뒤 오후 4시23분 정회를 선포했다.

약 1시간20분 뒤인 오후 5시46분 국감이 재개됐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김 의원은 여당의 사과 요구에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좀 곤란할 것 같다"며 "저는 누구보다도 헌법을 존중하고 지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 발언 도중 한 위원장이 끼어들었다. 그는 "잠깐만요, 사과를 하시겠다고 해서 신상 발언을 듣는데 이건 사과가 전혀 아닌 것 같다. 그러면 지금 들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이 "그런 비이성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는 하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하자, 한 위원장은 "운영위에서 비이성적이고 야만적인 건 김 의원이 말한 5·18 관련 발언이 야만적인 것"이라며 "충분히 발언했으니 퇴정해 달라"고 했다.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의 운영위원직 사임 요구와 관련해 설전을 벌이다 감사가 중지된 뒤 김 의원 등 운영위원들이 회의실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의 운영위원직 사임 요구와 관련해 설전을 벌이다 감사가 중지된 뒤 김 의원 등 운영위원들이 회의실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게 사과냐" "윤석열, 전두환을 그렇게 지키고 싶나"라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퇴정을 요구한 한 위원장을 향한 국민의힘 의원들도 목소리 높여 항의에 나서면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갔고, 국감은 재개 9분 만인 오후 5시55분 다시 정회됐다.

정회 이후에도 양측의 공방은 이어졌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시간을 끌수록 우리 당은 밤샘 국감, 철야 국감으로 맞서겠다"고 했고, 민주당은 김 의원의 사과와 퇴장 없이는 정상적인 국감 진행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감은 오후 6시31분에야 다시 열렸다. 여야 간사가 김 의원이 이날 회의에 불참하는 것으로 협의하면서다. 실제로 김 의원은 재개된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지는 여의도. 정치인들의 거침없는 말 한마디부터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 웃음과 씁쓸함을 자아내는 해프닝까지. 정치권 안팎의 생생한 순간들을 전합니다. 청와대와 세종 관가, 각종 정부 산하 기관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장면들도 스핀오프로 함께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