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오인 신고" 판단…합참도 전방 청취 보고 없다고 밝혀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 주민들이 29일 오전 북한 방향에서 대남 확성기 방송 소리가 들렸다고 주장했다. 국가정보원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확성기 가동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주시 접경지역 주민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북측에서 대남방송 소리가 들린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인 대성동마을의 한 주민은 "오전 6시 30분에 노랫소리가 잠깐 들리더니 이어 귀신 소리 등이 작게 들려왔다"고 말했다.
파주시 통일촌에 사는 박모씨는 오전 벼를 수확하던 중 북측에서 귀신 소리와 동물 울음소리 등이 들려왔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수년 전 북측에서 내보냈던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렸다"며 "예전에도 처음에는 조용하다 어느 순간 소리가 커져 주민들이 고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이날 북측의 대남 방송이 4~5시간가량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파주 민간인출입통제선 북쪽 통일촌과 해마루촌 주민들은 26일 통일대교 남단에서 남북 당국에 확성기 방송 재개 중단을 호소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주민들의 증언을 오인 신고로 판단했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실이 아니다. 대성리 주민 한 분이 신고한 것이 잘못된 신고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도 전방부대에서 청취됐다는 보고가 없다며 "우리 군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가동 상황이 확인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의도적으로 출력을 줄인 시험방송의 경우 지형에 따라 청취 가능 지역이 달라질 수 있어, 평지에서 야외활동을 하던 일부 주민들에게만 들렸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10월 중으로 대한국 심리전 확성기들이 전 국경선에서 가동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북한은 군사분계선을 넘은 북한군에 대한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문제 삼아 이 같은 예고를 내놨다.
대북·대남 확성기를 통한 남북 간 심리전은 2018년 판문점 선언 이후 6년여간 중단됐다.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2024년 6월 대북 확성기를 재개했고, 북한도 같은 해 7월부터 대남 확성기를 가동했다. 당시 북한군은 체제 선전 대신 쇠 긁는 소리나 귀신 소리 등 기괴한 소음을 내보내 파주·김포·연천 등 접경지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했다.
현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작년 6월 선제적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고, 북한도 같은 달부터 대남 소음방송을 멈췄다. 우리 군은 이후 고정식 대북 확성기를 모두 철거했다. 반면 북한군은 확성기를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둔 채 정비 작업을 이어온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김여정의 예고대로 북한이 이달 중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실제로 재개한다면 작년 6월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이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만약 북한이 뭔가를 한다면 비례적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