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선별업체서 장비 공개…판정 시간 63% 단축
2030년까지 52곳 보급…기계 검사 비중 56.5%로
축산물품질평가사가 한 알씩 눈으로 살피던 계란 껍데기 검사를 인공지능(AI) 장비가 맡기 시작했다. 판정 시간은 60% 넘게 줄었고, 눈에 잘 띄지 않는 미세한 금까지 잡아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축평원)은 29일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계란 선별·포장업체 ㈜와이제이푸드에서 AI 기반 계란 품질평가 장비를 공개했다. 이곳은 지난해 장비를 처음 현장 시험 적용한 사업장이다.
◆360도 돌려 찍어 실금 판독…10판 검사 30분→11분
장비에 달린 기구가 계란 한 판(30개)을 통째로 들어 롤러에 올리자 계란들이 열을 맞춰 검사부로 들어갔다. 검사부 안에서 계란이 회전하며 외관 사진 4장이 찍히고, 아래쪽 조명을 비춘 투광 사진도 함께 촬영된다. 외관 사진으로는 껍데기 청결 상태와 결함을 A~D급으로 나누고, 투광 사진으로는 깨짐(파각) 여부를 가린다. 모니터에는 계란별 판정 결과와 결함 위치가 곧바로 표시됐고, 이상이 있는 계란을 고르면 여러 방향에서 찍은 사진을 돌려 볼 수 있었다.
안동호 축평원 품질평가처장은 "눈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여도 미세한 금이 있으면 저장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AI가 판정을 모두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계란을 깨 노른자·흰자 상태와 신선도를 재는 할란 검사는 지금처럼 평가사가 맡는다. 등급판정은 산란일자·중량 등이 비슷한 계란 묶음(로트)에서 표본을 뽑아 외관·투광·할란 결과를 종합한 뒤 묶음 전체에 1+·1·2등급을 주는 방식이다.
장비를 쓰면서 검사 시간은 사람이 판정할 때보다 63% 줄었다.
한효동 축평원 연구개발처장은 "10판 기준으로 기존 인력 판정은 30분이 걸리지만 장비는 11분이면 된다"고 했다. 정확도에 대해서는 "기계 정확도를 검증하는 코헨의 카파 통계기법으로 확인한 결과 0.84 이상으로 나타났다"며 "0.81 이상이면 매우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11곳 보급, 2030년 52곳으로…다음 달 농가 피드백 시범
축평원은 선별·포장업체 4곳에서 다양한 상태의 계란을 모아 항목·수준별로 분류해 AI를 학습시켰다. 2024년 장비를 개발해 지난해 4월 현장 시험을 거쳤고, 올해 10대를 추가 설치해 전국 11곳에 보급했다. 1대당 약 1억2천만원으로 축평원이 비용을 대고 업체는 공간을 내준다. 새 장비는 정확도 검증을 거쳐 다음 달부터 본격 가동한다.
지난해 국내 계란 생산량 약 185억개 가운데 등급판정을 받은 물량은 약 15억1천만개로 8.1%였다. 이 가운데 AI 판정 비중은 2~3%다. 축평원은 2030년까지 장비를 52곳으로 늘려 이 비중을 56.5%로 높일 계획이다. 선별라인에 장비를 바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품질을 평가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등급란은 일반란보다 가격 측면에서 높게 책정될 수 있다. 와이제이푸드는 하루 선별하는 약 96만개 가운데 약 20만개를 등급란으로 내놓는다.
임장묵 와이제이푸드 대표는 "AI 판정 사실을 표시하고 제품을 차별화하는 방안을 바이어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정 데이터는 '축산물원패스'에 쌓인다. 축평원은 이를 분석해 농가에는 반복되는 결함과 전국 대비 품질 수준을, 선별·포장업체에는 거래 농가별 품질 정보를 제공하는 피드백 서비스를 다음 달부터 시범 운영한다.
박수진 축평원장은 "AI 기반 계란 품질평가는 국민에게 더욱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축산물 품질평가 객관성·신뢰도를 높이는 중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