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주간등 황변현상 잇따라…화재 위험까지

입력 2026-10-29 10:44:51 수정 2026-10-29 10: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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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이트 LED 발열에 아크릴 부품 타고 점등 불량…운전자 불안 확산
BMW 일부 차종·연식·주행거리만 무상수리…라이트 교체비 700만원 넘어
소비자단체, 결함 의심에도 제한적 수리만 "전량 리콜해야"

헤드라이트 주간등에 황변현상이 발생한 BMW 차량. 독제제공
헤드라이트 주간등에 황변현상이 발생한 BMW 차량. 독제제공

BMW 일부 차량에서 헤드라이트 주간주행등(주간등)의 발광 관련 부품이 타면서 누렇게 변색되거나 아예 꺼지는 고장이 잇따르고 있다. 2018년 일부 차량의 잇단 화재로 이른바 'BMW 포비아'까지 겪었던 BMW가 이번에도 결함 원인과 안전성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제한적인 무상수리만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과 불만을 키우고 있다.

특히 부품이 타는 현상까지 나타나 화재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차종과 연식, 주행거리 등에 따라 수리 여부를 제한해 수백만원에 이르는 수리비 부담마저 소비자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2019년식 BMW 520i(코오롱모터스 구입)를 운행하는 A씨는 이달들어 헤드라이트 주간등이 누렇게 변하는 황변 현상을 겪었다. 보름 사이 양쪽 헤드라이트에서 모두 같은 현상이 나타났고, 한쪽 주간등은 아예 꺼졌다.

2016년식 BMW i3(코오롱모터스 구입)를 운행하는 B씨도 지난해 한쪽 주간등에서 황변 현상이 발생한 데 이어 약 3개월 뒤 반대쪽에서도 같은 증상을 겪었다. 이후 6개월가량 지나자 주간등이 모두 꺼졌고, 현재는 주간등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BMW 운전자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주간등이 누렇게 변색된 데 이어 점등 불량까지 발생했다는 운전자들은 수리비 부담과 제조사의 대응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BMW코리아의 제한적인 무상수리 기준이다. BMW코리아는 5시리즈와 X3·X4 일부 모델 가운데 2018~2020년 출고 차량 중 주행거리가 10만㎞ 이내인 차량에 무상수리를 제공하고 있다. 주행거리가 10만㎞를 초과한 차량은 서비스센터에 입고한 뒤 본사 심사를 거쳐 무상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상수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i3와 4시리즈, 7시리즈 등에서도 황변 현상이 나타나면서 차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무상수리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지원을 받지 못한 운전자들은 고액의 수리비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5시리즈의 경우 헤드라이트 양쪽을 교체하면 공임을 포함해 7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드라이트 주간등에 황변현상이 지속되면서 라이트가 꺼져버린 BMW 헤드라이트 모습. 독자제공
헤드라이트 주간등에 황변현상이 지속되면서 라이트가 꺼져버린 BMW 헤드라이트 모습. 독자제공

주간등 황변 현상에 대해 자동차 수리 전문가들은 LED에서 발생한 열로 빛을 전달하는 아크릴 부품이 변색되거나 탄화하면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초기에는 부품이 노랗게 변색되지만 손상이 심해지면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주간등이 꺼질 수 있다.

주간등이 작동하지 않으면 차량검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어 수리가 필요하다. 특히 발열로 인한 부품 손상이 심해질 경우 화재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BMW의 안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일부 BMW 차량에서 화재가 잇따르면서 대규모 리콜이 진행됐고, 차량 화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BMW 포비아' 현상까지 나타났다. BMW차량에 대한 주차를 거부하는 주차장이 생겨날 정도였다. 당시 화재 관련 결함 은폐 의혹 등을 둘러싸고 수사가 진행됐으며 최고 경영자들이 재판을 받았다. 일부 차주들은 피해를 주장하며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소비자단체들은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운전자의 시야 확보와 차량 식별에 영향을 미치는 안전 관련 부품인 만큼, 설계상 결함으로 고장이 발생했다면 적극적인 조사와 리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유사한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도 차종과 주행거리 등에 따라 무상수리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조치라는 비판이다.

최영석 한라대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교수(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동차위원장)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주간등은 안전과 관계된 부품이다. 애초에 과발열 LED와 열에 약한 관을 사용했다면 리콜 대상"이라며 "그런데도 일부 차량에만 주행거리 조건을 달아 수리해 주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문제가 된 차량을 전량 리콜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헤드라이트 황변 현상에 대한 BMW코리아의 입장을 듣기 위해 커뮤니티센터를 통해 담당 부서와 홍보 부서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