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론새평-배종찬] 민심 붕괴시키는 대통령의 제미나이와 SNS

입력 2026-10-28 13: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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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소장 (인사이트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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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소통 방식이 민심을 들끓게 하고 있다. 최근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빅데이터 연관어 분석(썸트렌드, 2026년 10월 19~27일 집계)을 살펴보면, 현 정국의 핵심 화두는 단연 '이재명제미나이'와 '대통령 sns'라는 두 개의 거대한 축으로 집약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장과 공소청장 등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 문제를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구글의 생성형 AI인 제미나이를 인용해 발언하면서 촉발된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최고 통치권자의 국정 의사결정 방식과 소통 철학에 대한 심각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수청장과 공소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등 중대한 헌법적·법률적 국정 결정을 내리는 근거로 검증되지 않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이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명백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국가의 사정 기관과 권력 구조 재편이라는 민감한 사안은 법제처나 헌법재판소 등 공적 기관의 엄밀한 법적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마땅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제미나이와 같은 AI 챗봇의 답변을 마치 면죄부나 정당성의 출처로 삼아 SNS에 게시한 것은, 그 출처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을뿐더러 국정을 이끌어가는 책임자의 태도로서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편향된 질문으로 원하는 답변을 유도한 처참한 수준의 통치 행위"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야권의 나경원 의원 등 주요 정치인들이 일제히 이를 비판하고 나선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국가 최고 책임자의 판단 기준이 검증되지 않은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모양새가 비치면서 정책 집행의 책임소재가 모호해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명목으로 쏟아내고 있는 과도한 횟수의 SNS 활동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대통령의 SNS는 신속한 메시지 전달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정제되지 않은 개인적 소신이나 일방적인 주장들이 여과 없이 노출되면서 오히려 국정의 신중함과 무게감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세난과 증시 변동, 국민연금 개혁 논란 등 민생 경제가 극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경청하기보다 SNS를 통한 여론 전면에만 골몰하는 모습은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불안감과 큰 괴리를 낳고 있다. 여론의 냉정한 반응 속에서도 SNS 공간에만 매몰된 소통 방식은, 진정한 의미의 민주적 소통이라기보다는 일방향적 독백에 가깝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자신의 '생명줄'이라 지칭하며 여론의 비판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행 의지를 꺾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기존의 보수·진보 기성 언론이나 제도권 정당 구조를 불신하고, 지지층과 직접 연결된 온라인 공간을 통해 정치적 동력과 정치적 자산을 유지하려는 고도의 전략적 집착에서 비롯된다. 대통령에게 SNS는 단순한 소통 도구를 넘어, 정치적 위기 국면마다 지지층을 결집하고 자신을 엄호해 줄 수 있는 든든한 '친구'이자 정치적 방어벽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여론의 싸늘한 평가나 국정 운영의 제도적 한계마저 SNS라는 가상공간의 우호적 반응으로 돌파하려는 유혹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결국 이렇듯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제미나이 등 인공지능 기반의 국정 결정, 밤잠을 설치며 쏟아내는 폭풍 질주형 SNS, 그리고 국무회의 생중계 등에서 국무위원들마저 우려를 표명하는 파격적 행보는 민심에 치명적인 역풍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경제와 증시가 불안하고 전세난이 가중되는 시기에, 대통령의 국정 시선이 민생 현장이 아닌 인공지능이나 SNS 여론전에 쏠려 있다는 인식을 주게 되면 국민이 느끼는 불안감은 배가되고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는 급격히 무너질 것이다. 이는 결국 싸늘하게 식어버린 민심과 국정 동력 상실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남게 된다. 대통령의 진정한 '생명줄'은 요란한 SNS나 알고리즘의 답변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고 제도를 존중하는 책임 있는 민생 행정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