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정기관장 국무회의 참석 자체로 중립성 의심 받는다

입력 2026-10-2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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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에 대해 "비정상의 정상화 일환"이라고 했다. 앞서 21일 중수청장과 공소청장 등 수사·공소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 논란에 대해 "대통령의 행정감독권과 정부 통솔 구조를 부정하는 궤변"이라고 했는데, 앞으로도 사정기관장(司正機關長)들을 국무회의에 부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수청장과 공소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은 법령상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역대 정부가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을 국무회의에 배석시키지 않았던 것은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고려해 자제(自制)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자리에서 우리 국무위원들이 사정기관장들한테 사적인 부탁을 하겠나, 아니면 부정한 지시를 하겠나"라며 "법에 어긋난 행위를 할 가능성이 오히려 적다"고 했다.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대통령과 만나 대통령의 생각과 입장을 자주 듣는 수사기관의 장이 대통령이 아끼는 권력자를 수사하거나 대통령이 바라지 않는 사건을 수사할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은 개별 사건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무회의에서 나오는 대통령의 발언은 중수청장과 공소청장에게 커다란 압박(壓迫)이 될 수 있다. 한 예로 지난 6월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참석한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검찰이 무오류의 함정에 빠지면 안 된다.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많은 국민과 언론들은 '이 대통령 본인 사건 공소취소를 겨냥한 발언'으로 이해했다. 공소청장이 이런 말을 듣는다면 어떤 부담을 가질지는 불문가지(不問可知)다.

대통령이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더라도 마찬가지다.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발언을 받아 적는 수사기관장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수사기관이 대통령의 하명(下命)을 받는다는 느낌을 준다. 수사기관이 자체 판단으로 어떤 정치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거나 수사를 하지 않더라도 중립성을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국민이 그런 의심을 갖는 것 자체로 국익에 해롭다. 공정성은 내용만큼 외관(外觀)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