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례 없고 사퇴했고 근거 없다며 증인 채택 안 하는 청와대 국감

입력 2026-10-2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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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가 29일 열릴 예정이지만 관심을 모았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김용범 전 정책실장 등은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가 이들을 제외한 채 증인 출석요구안을 여당 주도로 의결해서다. 한병도 운영위원장 등 민주당이 내세운 논리는 크게 세 가지다. 부속실장이 국감에 나온 선례가 없고, 전직 참모는 사퇴했으며, 야당의 요구엔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얼핏 그럴듯하지만 모두 국감의 존재 이유와 충돌한다.

먼저 선례가 없다는 말은 면제의 근거가 될 수 없다. 국감이 따지는 것은 직책이 아니라 그 자리를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이다. 야당이 김현지 실장을 부르려는 것은 '성남·경기 라인 인사 개입' 의혹 때문이다. 야당의 인사 개입설이 사실인지는 아직 모른다. 그래서 국회의 확인이 필요하다. 더욱이 대법원장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했던 여당이 선례를 운운하며 김현지 실장의 출석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이중 잣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법사위는 '이번에는 사안이 다르다'며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었다.

김용범 전 실장 증인 제외 이유도 그렇다. 급격한 증시 변동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 등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 하는 국회가 사퇴했다고 증인에서 제외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 ETF를 둘러싼 투자자 손실 논란이 이어지는 만큼 국회는 김 전 실장이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확인해야 할 책무가 있다. 사퇴가 면책 수단이 돼서도 안 된다.

'근거가 없다'는 것도 증인 제외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 국감은 확정된 사실을 낭독하는 곳이 아니라 제기된 의혹을 검증하는 자리다. 근거를 먼저 대라는 요구는 국감의 순서를 뒤집는 것이다. 의혹이 허구라면 직접 나와 답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해명이다. 출석 한 번으로 끝낼 수 있는 일인데 증인 채택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의혹을 더 키우고 있다. 여당이 특정 인물을 보호하려는 것으로 비칠수록 그 비용은 결국 정권이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