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이희대] 인구소멸 위기 의성, 투트랙 전략에 미래를 걸다

입력 2026-10-26 17: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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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대 사회2부 기자
이희대 사회2부 기자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경북 의성군은 인구 21만5천명을 기록할 정도로 웅군이었다.

그러나 장기간 이어진 인구 감소로 올해 9월 기준 인구는 4만7천861명까지 줄었다. 2000년대 초반 25~30년 뒤 인구가 4만5천명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에 가까워진 것이다.

인구 감소는 주민 수만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지역 상권과 일자리가 위축되고 학교와 의료·복지시설 등 생활 기반까지 흔들리는 구조적인 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의성군이 법무부 교정시설 유치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라는 두 가지 승부수를 던졌다.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함께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교정시설 유치는 일자리와 상주인구, 소비를 지역에 끌어들일 기회다. 법무부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4개 지역에 교정시설을 신설할 계획이다. 시설 한 곳당 수용인원은 약 1천 명, 상주 직원은 250명 이상이며, 올해 후보지를 선정해 2034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시설이 들어서면 건설 단계부터 지역업체 참여와 자재 구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운영 단계에서는 직원과 가족의 정착, 주민 고용, 면회객 방문에 따른 음식점과 숙박업 활성화가 가능하다. 지역 농산물 구매가 늘면 농업과 소상공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의성군은 의성읍 철파리·원당리와 금성면 탑리4리 일대를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고속도로와 중앙선 철도 등 기존 교통망을 입지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주민 의견을 듣는 절차도 진행했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도 중요한 도전이다. 의성군은 앞선 두 차례의 공모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을 보완해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농민회와 여성농민회도 서명운동과 홍보 활동을 펼치며 선정 필요성을 알리는 등 민관이 힘을 모으고 있다.

기본소득은 주민의 생활 안정을 돕고 지역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 지급된 소득이 지역 상점과 전통시장, 음식점 등에서 사용되면 매출 증가와 소비 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급 방식과 사용처, 소비 효과를 면밀히 설계해 일시적인 소비 증가를 넘어 지역경제의 자생력을 높여야 한다.

교정시설 유치가 일자리와 상주인구 확보를 위한 전략이라면 기본소득은 주민 생활 안정과 지역 소비를 뒷받침하는 전략이다. 두 사업은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라는 같은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상호 보완적이다.

그러나 공모 선정 자체가 최종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교정시설의 고용과 소비가 지역에 연결되지 않거나 기본소득을 사용할 지역 상권이 취약하다면 기대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두 사업의 성패는 지역 산업과 농업, 상권, 정주 여건을 함께 개선하는 종합적인 정책에 달려 있다.

인구 감소를 극복하려면 청년들이 정착할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과 안정적인 의료·교육 서비스를 갖춰야 한다. 외부 인구 유치와 함께 기존 주민들이 계속 머물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인구를 늘리는 정책만큼 인구 유출을 막는 정책이 절실하다.

민선 9기 의성군정의 목표인 '행복한 군민, 잘사는 의성'도 실질적인 변화에서 출발해야 한다. 인구 21만5천 명의 웅군에서 5만 명 아래로 줄어든 의성의 현실은 지방소멸이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준다.

두 가지 도전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속 가능한 발전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군민의 삶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될 때 비로소 '행복한 군민, 잘사는 의성'도 현실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