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세훈 무죄에 또 대법원장 탄핵 꺼낸 범여권

입력 2026-10-2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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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汎與圈)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에 반발하며 또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꺼냈다. 자신들이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자 사법부를 압박하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 사법부를 정치적 이해관계에 종속시키려 한다는 비판은 그들의 귀에 들리지 않는 듯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판결을 "사법개혁의 도화선"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윤석열을 풀어줬던 지귀연 재판부와 오세훈을 풀어준 구회근 재판부는 닮은꼴"이라고 했고, 한민수 최고위원은 조 대법원장을 탄핵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도 "사법개혁을 단호히 추진하지 않은 후과(後果)"라며 민주당에 탄핵 결단을 촉구했다. 재판부가 어떤 증거와 법리에 따라 무죄를 판단했는지 따지기보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법부 수장을 끌어내리겠다는 발상이다.

특히 판결 전 서영교 위원장이 보인 행태는 삼권분립(三權分立)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오 시장 항소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법사위원장 명의로 "오 시장에게는 징역형이 선고돼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국정감사 도중 법원의 유죄 판결을 압박한 것이다. 법사위원장이 법원에 특정인의 유죄와 양형(量刑)을 요구할 권한은 없다. 서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 때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했다. 오 시장의 유죄가 확정되면 보궐선거가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을 만하다.

판결에 대한 비판은 가능하다. 1심 유죄가 항소심에서 뒤집혔다면, 그 이유를 놓고 논쟁할 수 있다. 그러나 판결에 대한 비판과 사법부를 겁박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법리적 반박 대신 대법원장 탄핵을 들이밀고, 법원을 '무죄 자판기'라고 조롱하는 것은 '사법부 길들이기'로 비친다. 더 큰 문제는 '내로남불'이다. 불리한 판결에는 법원의 정치적 편향을 지적하고, 유리한 판결에는 법원을 존중하라고 요구한다. 선량(善良)한 국민들은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