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신규 교정시설 조성(4곳) 공모에 경북에서만 청송, 영덕, 의성, 영양군 등 4개 지자체가 의향서를 제출했다. 교정시설은 기피시설로 인식돼 왔다는 점에서,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은 이례적 모습이다. 서울 영등포교도소와 구치소(현 서울남부구치소)는 신축 불가피성에 이전이 추진됐지만, 예정지마다 반발이 거세 터를 잡는 데까지 15년 걸렸다.
경북 의성군 비안면 주민들은 2024년 비안우체국이 문을 닫으면서 택배 하나 보내려면 읍내까지 버스로 40분을 가야 한다. 봉화군 물야면 주민들은 물야우체국이 내년 1월 1일 자로 폐국된다는 소식에 반대 서명부를 제출하고 집회까지 나서고 있다. '소멸'의 경고등이 켜진 경북 지자체의 실정을 보여주는 사례다. 교정시설 유치전에 뛰어든 곳들은 모두 심각한 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 9월 기준으로 영덕 인구는 3만2천477명, 영양은 1만5천960명, 의성은 4만7천861명, 청송은 2만5천557명이다.
정부는 2021년 '지방자치분권 및 균형성장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해 지방소멸대응기금, 범정부 협업 국고사업 우대 등 행·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5년이 지나, 이달 7일 재지정 결과 발표에서 경북의 인구감소지역 15개 시·군은 지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 5년간의 노력에도 소멸로 향하는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는 중간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인구 유출은 곧 지역 경쟁력 약화, 이는 세수 감축·상권 축소, 공공서비스 붕괴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다. 우체국 사례는 공동체가 제대로 기능하기 어려운 상태로 치닫고 있는 실사판(實寫板)과 같다.
법무부에 따르면 신설 교정시설 1곳당 수용 정원은 1천 명, 상주 직원은 250명 규모다. 유치에 뛰어든 지자체들은 교정시설 공무원과 그들 가족의 정착, 또 연간 1만 명이 넘는 면회객 방문에 따른 지역 상권 활성화를 기대한다. 고육지책(苦肉之策)인 셈이다.
정부는 인구감소지역 재지정을 고시하며 인구 규모 증감과 경제활력 등을 지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소멸을 아직은 경고로 막고 있는 주체는 열악한 여건에도 땅을 지키고 있는 지역민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농민이다. 이들에게 경자유전(耕者有田·농사짓는 사람만 밭을 가진다) 원칙 확립이라는 명분하에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이하 농지조사)는 분노를 일으키는 지점이 되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지면서 농촌 현장에서는 투기와 무관한 농민들까지 처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걱정과 여러 부작용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조사의 범위와 조치를 '투기 목적'으로 한정하겠다고 했으나 후폭풍은 가시지 않고 있다. 농지조사는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를 밝힌 이재명 대통령이 대상을 농지로 확대하며 시작됐다. 그러나 수도권을 제외한 여타 지역의 농지가 '투기'와는 거리가 멀다는 건 농지 가격표만 봐도 알 수 있다. 팔리지도 않고, 빌려줄 사람도 없고, 소유자가 직접 농사짓기도 어려운 농지가 적지 않다.
처분 명령과 벌금 폭탄 우려 탓에 외지인은 물론 귀농·귀촌 희망자들마저 발길을 끊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초고령화로 치닫는 농촌 상황에서 소멸의 시간을 늦추는 방법은 사실상 외부 인력과 자본의 유입뿐이다. 1949년 해방 직후 지주들의 횡포를 막고 소작농을 보호하고자 헌법에 새겨 넣은 '경자유전' 원칙이 마을, 지역 전체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지역의 소멸 속도를 높이는 '트리거'가 돼서는 안 된다. 지방의 당면한 현실 반영이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