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함보른의 눈물서 구미1공단까지… 朴대통령 고향과 맺은 각별한 뿌리
지자체 최초 獨 사무소 개소부터 청년 연수까지… 10여 년 이어진 세대 전승
파견 60주년 고국방문단 91명 구미 방문… 헌정공연·만찬으로 잇는 최고 예우
파독 간호사 파견 60주년을 맞은 올해 재독한인간호협회 고국방문단 91명이 박정희 대통령 서거 47주기 추도식을 앞두고 다시 구미 땅을 밟았다. 반세기 넘는 세월과 이역만리의 거리를 뛰어넘어 백발의 노년이 된 파독 간호사들이 해마다 구미를 '마음의 고향'으로 삼아 발걸음을 잇는 배경에는 대한민국 근대화의 숨은 역사와 각별한 보은(報恩)의 서사가 자리 잡고 있다.
구미와 파독 간호사를 잇는 특별한 인연의 뿌리는 1964년 12월 서독 함보른 광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파독 광부·간호사들이 부둥켜안고 흘린 눈물은 조국 근대화의 기폭제가 됐고 이들이 낯선 병원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보낸 외화를 밑거름 삼아 1969년 박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 '대한민국 1호 국가산업단지(구미1공단)'가 첫 삽을 떴기 때문이다. 오늘날 구미가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토대에는 이들의 피와 땀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이러한 역사적 뿌리는 세대를 잇는 지속적인 교류로 확장됐다. 2013년 재독한인간호협회의 첫 방문 이후 양측의 인연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구미시는 2015년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독일 볼프스부르크시에 통상협력사무소를 열었고 2023년에는 공식 우호결연을 체결하며 양국 도시 간 가교 역할을 다져왔다.
교류는 미래 세대로도 흐른다. 구미대학교 학생들은 2016년부터 독일 복지기관(AWO·디아코니)과 협약을 맺고 매년 현지로 건너가 실무 경험을 쌓으며 60년 전 선배들이 개척한 길을 뒤따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이 구미 형곡고를 찾아 간호사를 꿈꾸는 '나이팅게일 동아리' 학생들에게 개척과 헌신의 삶을 들려주며 깊은 울림을 전하기도 했다.
구미시 역시 헌신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김장호 구미시장과 구미시새마을여성합창단이 독일 보트로프의 '파독 간호사 60주년 기념식'을 직접 찾아 '모정', '고향의 봄' 등 헌정공연으로 감동을 전한 데 이어 25일에는 환영 만찬을 열어 고국을 찾은 간호사들을 최고 수준으로 예우했다.
박영희 전 재독한인간호협회 회장은 "가난한 조국을 위해 청춘을 바쳤던 파독 간호사들에게 구미는 단순한 산업도시가 아니다. 자신들의 희생이 찬란한 기적으로 피어난 결실의 현장이자 언제든 편안히 기댈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