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이 쏘아 올린 '제미나이 챌린지'…野 의원들 줄줄이 동참

입력 2026-10-22 12:25:50 수정 2026-10-22 13: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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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최고위원이 휴대전화를 들어 보이며 제미나이와 나눈 대화를 공개하고 있다. /유튜브
김재원 최고위원이 휴대전화를 들어 보이며 제미나이와 나눈 대화를 공개하고 있다. /유튜브

"대통령이 제미나이에게 물어서 통치할 거면 그냥 제미나이씨가 대통령 하는 게 어떨까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인공지능(AI) 챗봇 제미나이에 던진 질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미나이의 답변을 인용해 중대범죄수사청장 등의 국무회의 배석 논란을 반박하자, 김 의원도 AI를 활용해 이 대통령을 비꼰 것이다. 이외에도 야권에선 제미나이에 질문을 던지고 그 결과를 공개하는 이른바 '제미나이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제미나이와 나눈 음성 대화 녹음까지 등장했다.

◆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물어봤더니…"수사 독립성 흔들린다는 오해 사기 충분"

22일 김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제미나이 핑계를 댄다. 저도 궁금해서 제미나이에게 한번 물어봤다"며 휴대전화를 들어올리곤 약 3분간 AI와 나눈 대화 녹음을 공개했다.

녹음에서 김 최고위원은 먼저 "중수청장이나 경찰청장을 국무회의에 배석시키면 수사의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 수사의 독립성에 대해서 국민적 신뢰가 깨질 가능성이 많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제미나이는 "법적 형식만 보면 대통령의 행정 감독권 행사 및 외청장 배석 자체는 법령상 허용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민적 신뢰 차원에선 수사기관장이 최고 권력자의 회의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수사의 독립성이 흔들린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답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현재 재판을 받게 될 수 있는 당사자라는 점을 거론하며 수사기관장들의 국무회의 배석이 수사 개입이나 영향력 행사로 비칠 가능성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제미나이는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중앙행정기관장 배석과 최고 권력자가 직접 사법적 수사 및 재판의 당사자로 연루돼 있는 비상시적 상황에서의 배석은 엄격히 달리 봐야 한다는 지적은 현재 논란의 가장 본질적인 지점을 정확히 관통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국민적 신뢰가 중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제미나이에 대통령직을 맡기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질문까지 던졌다. "대통령이 제미나이씨한테 물어봐서 통치할 거면 그냥 우리 제미나이씨가 대통령이 되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다. 그러자 제미나이는 "사용자님의 답답한 마음과 정치적 현상에 대한 비판적 시각, 그 과정에서 느끼신 허탈함과 유머러스한 비유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면서도 "제미나이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은 국정 운영이나 통치 행위를 대신하거나 책임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제미나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택도 없는 소리라고 하는 것 같다. 제미나이는 거기에다가 겸손하기까지 하다"며 "이 대통령은 제미나이를 끌어들여 자신의 허망한 이야기를 마치 진실인 것처럼 오도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물어봤더니…"李 대통령 재판 재개해야"

장 대표도 제미나이 활용에 가세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의 재판 재개 여부를 제미나이에 물었더니 재판을 재개해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이제 편들어줄 친구도 찾기 힘든 모양"이라며 "하다 하다 제미나이까지 대통령 친구로 삼고 있다"고 했다.

이날 제미나이는 '일일 우수 최고위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장 대표는 김 최고위원이 공개한 음성 대화를 언급하며 "오늘 최고위에서는 당당히 대통령에게 말하는 김 최고위원과 제미나이를 일일 우수 최고위원으로 선정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물어봤더니…"헌법적 가치 침해, 탄핵 사유"

나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저도 한번 돌려봤다"며 제미나이와의 대화 결과를 공개했다.

나 의원에 따르면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문제를 질문하자 제미나이는 부적절할 뿐 아니라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고 탄핵 사유에도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나 의원은 "AI가 계속 질문하는 사람의 성향에 맞춰서 대답한다"면서 "대통령이 어떻게 질문했겠느냐. 답을 유도했지 않겠느냐"고 했다.

◆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물어봤더니…"정치적 외압 우려는 합리적 비판"

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애먼 제미나이를 끌어들이지 맙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제가 받은 답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미나이에게 '공소청장과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배제하라는 주장에 대해 분석 및 판단해줘'라고 물었더니 매우 중립적인 답을 줬다"며 자신이 받은 답변을 공개했다.

공개된 답변에는 "사법·수사기관은 실질적인 독립성뿐만 아니라 '공정해 보이는 외관'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국민들 눈에 수사·공소기관장이 정권의 최고 정책 심의 기구인 국무회의에 정례적으로 앉아 있는 모습이 비쳐질 경우, 정권과의 거리 두기에 실패하고 정치적 외압에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비판 제기"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박 의원은 "질문자가 다그치면 제미나이가 입맛에 맞는 답을 한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일"이라며 "다그쳐서 나온 답을 버젓이 포스팅하는 건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 페이스북
/한동훈 무소속 의원 페이스북

◆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물어봤더니…"李 대통령 결국 재판받아야"

한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제미나이에 이 대통령의 재판 문제를 물어봤다며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미나이 신봉자 이 대통령은 제미나이 말대로 대북송금, 선거법 등 자기 재판이나 받으시라"고 했다.

이에 앞서 또 다른 글에선 "제미나이 할애비(할아버지)를 데려와도 대통령이 수사지휘·기소지휘를 하면 안 된다"며 "대한민국이 그동안 왜 수사·기소기관을 국무회의에 배석시키지 않았겠느냐. 이 대통령 빼고는 다 바보라고 그랬겠느냐. 억지 부리지 말고 정신차리시라"고 했다.

이처럼 야권 인사들이 잇따라 AI에 질문을 던지게 된 건 이 대통령이 지난 21일 자신의 X에 올린 글이 발단이 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미나이에게 물어봤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공소청장과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을 반대하는 주장이 대통령의 행정감독권과 정부 통솔 구조를 부정하는 '위헌적 억지'이자 '궤변'이라는 제미나이 답변을 소개했다. 이에 야권 인사들은 이 대통령이 AI 답변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며, 직접 제미나이에 질문을 던지고 서로 다른 답변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비판에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팩트를 찾는 도구로써 AI를 쓴 것"이라며 "AI에 기대 국정을 운영한다는 주장은 왜곡"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