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0%' 상생 외치던 배달의민족, 뒤로는 15% 폭리…전통시장·소비자 모두 기만

입력 2026-10-22 10: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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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중개수수료 0%' 홍보 후 대행사 통해 우회 징수
논란 일자 올해 3월 상인 협의 없이 서비스 폐지
현장가보다 비싼 '이중 가격' 소비자 피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본사 모습. 연합뉴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본사 모습. 연합뉴스

국내 배달플랫폼 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배민)이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중개수수료 0%'라는 상생을 약속해 놓고, 실제로는 위탁 대행사를 내세워 15%대의 고율 수수료를 챙기다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폐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 2024년 1월 전통시장 활성화를 명분으로 '전통시장 장보기' 서비스 입점 점포에 중개수수료 0%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배민의 대대적인 홍보를 신뢰한 전국 20개 전통시장 상인회를 통해 430개 시장 점포가 해당 사업에 참여했다.

하지만 배민의 상생 약속은 철저히 표리부동했다. 배민은 실제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위탁 대행사인 '프레시멘토'를 내세워 시장 상인들에게 무려 15%에 달하는 고율 수수료를 받아온 것.

이는 일반 배달 식당이 부담하는 수수료인 2~7%의 수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자본력이 취약한 영세 상인들을 상대로 사실상 수수료 폭리를 취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배민의 무책임한 사후 대처다. 대행사를 통한 우회 수수료 수취 문제가 불거지자, 배민은 지난 3월 상인들과의 어떠한 협의도 거치지 않고 해당 서비스를 소리소문 없이 전격 폐지했다.

상생이라는 이름만 믿고 배달 판로를 개척하려던 전통시장 상인들은 하루아침에 방치되는 2차 피해를 겪어야 했다.

배민의 기만 행위는 상인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고스란히 전가됐다. 전통시장 장보기 상품 가격이 실제 현장 매장의 판매가보다 비싸게 책정되는 '이중 가격제'가 운영됐음에도, 배민은 이에 대한 명확한 소비자 공지조차 하지 않았다.

전통시장 활성화에 동참하고자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들이 오히려 가격 부풀리기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이는 정부가 추진해 온 소상공인 부담 완화 및 '전통시장 배달 수수료 0%' 상생 기조와 정면으로 대치된다.

대외적으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조하며 정부와 국민 앞에서 수수료 면제를 외쳤지만, 이면에서는 대행사를 방패 삼아 우회적으로 수익을 챙긴 뒤 문제가 되자 사업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최수진 국민의힘 국회의원.
최수진 국민의힘 국회의원.

최수진 의원은 "배달의민족이 대외적으로는 ESG 경영과 상생협력을 외치면서, 뒤에서는 영세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일반 식당보다 가혹한 수수료를 챙기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접는 등 상인과 소비자를 모두 기만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전통시장 배달 수수료 0% 정책이 플랫폼의 보여주기식 행태로 오용되지 않도록,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배민의 기만적 상생 실태를 철저히 파헤치고 실효성 있는 플랫폼 가이드라인 및 현장 감독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