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공항 정책] "추진, 백지화"…정권 바뀔 때마다 지역 갈등 증폭

입력 2026-10-20 18:00:00 수정 2026-10-20 18: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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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2016년 김해신공항안 확정→2020년 김해신공항 백지화
가덕도신공항 안정성 등 논란 지속…광주 군공항 이전 특혜·졸속 추진 반발도

지난 12일 반도체 산업단지 후보지인 전남광주 서구 군공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공군,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관계기관과 군공항 임시배치, 산단지정 및 부지 조성, 전력·용수 공급계획 등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지난 12일 반도체 산업단지 후보지인 전남광주 서구 군공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공군,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관계기관과 군공항 임시배치, 산단지정 및 부지 조성, 전력·용수 공급계획 등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정책 일관성'이 부족한 국가 공항 정책으로 인해 공항을 둘러싼 갈등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가기반시설인 공항은 입지 선정과 사업 추진에 일관된 기준과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하지만, 공항 사업들이 정치 논리에 좌우되면서 추진 과정에서도 여전히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해신공항, 정권 바뀌자 백지화

동남권 신공항 논란은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신공항 검토를 지시하면서 본격화했다.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 5개 지자체는 신공항 후보지로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놓고 대립했고, 이명박 정부는 2011년 두 후보지 모두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며 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공항 건설을 다시 공약으로 내세운 뒤, 2014년 영남권 5개 시·도는 정부의 입지 선정 결과를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2016년 프랑스 파리공항 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용역 결과에 따라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안)이 선정됐고, '신사협정'을 맺은 영남권 5개 지자체는 결정에 승복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부산·울산·경남이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요구하자, 국무총리실의 재검증 끝에 2020년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했다. 정부는 김해신공항 계획을 5년 만에 폐기하고 그 대안으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추진했으며, 영남권 5개 시·도가 합의한 절차와 결과를 정권이 뒤집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 과정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전액 국비로 추진되며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

또한 2011년 부적합 판정을 받았던 가덕도신공항은 안정성 문제에 이어 최근에도 시공 검증 논란이 나오면서 잡음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광주 군공항 이전, 졸속 추진 논란

광주 군공항 이전은 공항 정책의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800조원 규모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부지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광주 군공항 기능의 임시 이전에 속도를 올리고 있으나, 지역 갈등은 물론 특혜·형평성 논란, 안보 공백 우려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호남권 반도체 투자를 두고 발표 과정과 투자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해소되지 못하는 상황 속에,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 사업과 동일한 '기부 대 양여' 방식인 광주 군공항 이전만 속도전으로 추진되자 공항 정책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는 반발이 거세지는 것이다.

이에 더해 광주 군공항의 전력을 경북 예천, 충남 서산, 충북 충주 등으로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해당 지역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국민의힘 김형동(안동예천)·이종배(충북 충주)·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군공항 중 유독 야당 의원 지역구만 임시 이전 대상으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호남은 섬겨야 하는 국민이고, 소음피해 지역민들은 버려도 되는 2등 국민이냐"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국가 안보와 군사작전 여건을 고려해야 할 군공항 이전이 산업단지 조성 일정에 맞춰 지나치게 서둘러지는 것 아니냐는 안보 공백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