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9%, 일본 42.4%.
16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9%였다. 하루 앞서 공개된 일본 시사통신 조사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내각 지지율은 42.4%로 집계됐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인 만큼 두 수치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추세도 다르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갤럽 기준 취임 후 최저였던 37%에서 2%포인트(p) 반등했다. 반대로 다카이치 총리는 시사통신 조사에서 5개월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를 새로 썼다.
그런데 최근 두 정상의 지지율을 따라가다 보면 공통적으로 눈에 밟히는 단어가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단어, '인사'(人事)다.
◆출범 때 60~70%대…1년 만에 42.4%로 내려온 다카이치
사실 다카이치 총리의 출발은 화려했다.
그러고 보니 딱 1년 전이었다. 2025년 10월 21일 일본 최초 여성 총리로 취임한 직후 주요 언론 6곳의 내각 지지율은 64.4~75.4%에 달했다. 11월과 12월에도 주요 조사에서 대체로 60~70%대를 유지했다.
취임 반년이 지난 올해 4월에도 주요 언론사 조사에서 53.0~70.2%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더니 이후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시사통신 조사에서는 5개월 연속 지지율이 하락했고, 이달 9~12일 조사에서 42.4%까지 내려왔다. 비지지율은 29.7%였다.
물가와 에너지 가격 등 생활경제 문제가 다카이치 내각을 계속 압박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기에 총리가 직접 선택한 '사람'의 문제가 더해졌다.
◆한 달 만에 물러난 농림수산상…78%가 '계속 기용' 문제시
주인공은 야나 가즈오 농림수산상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9월 내각 개조에서 기용한 야나 농림수산상은 자신의 선거를 지지하지 않은 지역의 도로 예산을 삭감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선거 과정에서 지지자들에게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까지 제기됐다.
야나 농림수산상은 도로 예산 관련 발언을 사과하고 철회했다.
문제는 장관 개인을 넘어 다카이치 총리의 판단으로 옮겨갔다. 논란이 불거진 뒤에도 다카이치 총리는 국회에서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며 야나 농림수산상을 엄호했다. 그러나 결국 야나 농림수산상은 14일 사임했다. 취임 약 한 달 만이었다.
시사통신이 야나 농림수산상을 계속 기용하려 했던 다카이치 총리의 판단을 물었더니 '문제다' 49.6%, '어느 정도 문제다' 28.4%로 조사됐다. 둘을 합치면 78.0%다.
단순히 '장관 한 명이 사고를 쳤다'가 아니라 '왜 총리가 계속 데리고 있었느냐'가 여론의 평가 대상이 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9월부터 달라졌다…'인사' 부정평가 16%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최근 인사는 이전과 다른 무게의 문제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제 국민들은 이름 석 자를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된 두 사람,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였다.
용혜인 후보자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신분과 장관직 겸직 논란 등을 겪었다. 9월 각종 조사에서 '잘못한 인선'이라고 평가한 응답이 과반을 넘는 경우가 많았다.
김승원 후보자 역시 각종 의혹을 둘러싸고 인사청문 정국의 중심에 섰다. 여러 조사에서 임명 반대가 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결국 용혜인 후보자는 9월 13일, 김승원 후보자는 같은 달 19일 각각 후보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과정에서 여론조사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9월 8~10일 조사한 이재명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 이유에서 '인사'는 16%를 기록해 두 번째로 많았다. 인사 문제가 단순한 정치권 공방을 넘어 대통령 직무평가의 주요 부정 사유로 직접 등장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용혜인 후보자와 김승원 후보자의 사퇴 사이 시점(9월 18일)에 절묘하게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부족함을 고백하며 "인사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李는 '왜 뽑았나'…다카이치는 '왜 계속 데리고 있었나'
두 정상의 인사 문제는 닮았지만 실은 결이 좀 다른 부분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우 핵심은 '검증과 지명'에 있었다.
김승원·용혜인 후보자를 왜 선택했으며, 사전에 논란이 될 요소를 왜 충분히 걸러내지 못했느냐는 질문이다. 장관이 되기도 전에 후보자 2명이 잇따라 낙마하면서 인사 검증 시스템 자체가 도마에 올랐다.
다카이치 총리의 경우 한 단계 뒤에서 문제가 커졌다.
야나 농림수산상을 발탁한 책임도 있지만,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계속 기용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 여론의 직접적인 평가 대상이 됐다.
요약하면 이렇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돌아온 질문은 '왜 뽑았나'.
다카이치 총리에게 돌아온 질문은 '왜 안 바꿨나'.
인사는 지명 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드러난 뒤 어떻게 대응하느냐까지 포함한다는 점을 두 사례가 여실히 보여준다.
◆김현지까지 이어진 국감…인사 논란은 아직 현재진행형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문제는 두 장관 후보자의 사퇴로 끝나지도 않았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새로운 공방의 중심에 놓인 것.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장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이 정부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를 이번 국감의 주요 검증 대상으로 삼고 있다. 김현지 실장의 국감 출석도 지난해에 이어 요구하고 있다.
김승원·용혜인 후보자 논란에서 시작된 '인사 검증' 문제가 이제는 '누가 인사 결정에 관여하는가'라는 문제로까지 확장돼 국감에서 계속 거론되고 있다는 점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분명 부담이다.
16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부정평가 이유 가운데 '인사'는 5%를 차지했다. 9월의 16%에서는 크게 낮아졌지만 결코 사라진 건 아니다.
◆경제는 흔들릴 수 있어도…'사람을 고르는 일'은 다르다
물론 현재 두 정상의 지지율을 인사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 경제·민생·주식시장 대응, 국방·안보·대북 문제가 주요 부정평가 이유로 나타났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고물가와 에너지 비용 등 생활경제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러나 경제와 인사는 정치적 책임의 성격이 조금 다르다.
경제에는 세계 경기, 국제유가, 환율, 금융시장 같은 정부가 마음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변수가 개입한다. 반면 인사는 상대적으로 대통령과 총리의 선택과 판단이 훨씬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영역이다.
물론 후보자의 모든 과거 행적을 인사권자가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일본에서는 당내 역학과 인사 안배 같은 변수도 작용한다.
그럼에도 누구를 고를지, 어떤 검증을 거칠지, 문제가 생겼을 때 계속 기용할지, 교체할지는 최고권력자의 통치 스타일과 판단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두 사람의 현재 지지율 방향은 서로 다르다.
다카이치 총리는 높은 출발점에서 5개월째 내려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최저치였던 37%에서 39%로 올라(한국갤럽 기준)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최근 '사람을 고르는 일'에서 정치적 비용을 호되게 치렀다는 점은 똑닮았다.
경제 상황이 정상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는 변명의 여지가 있다. IMF 외환위기 당시 국민들이 금 모으기 운동에 나섰듯, 경제 위기에는 때로 정부와 국민이 함께 감당해야 할 몫도 있다.
하지만 인사는 그보다 변명이 용납되기 어려운 영역이다. 누구를 선택했고, 문제가 드러난 뒤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는 결국 인사권자의 책임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 책임에 대한 평가는 여론조사에서 먼저 나타나고, 선거에서는 한 표 한 표로 더 냉정하게 돌아올 수 있다.
[한국갤럽 조사 개요]
조사기간: 2026년 10월 13~15일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
표본추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조사방법: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10.4%
접촉률: 43.0%
의뢰처: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자체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일본 시사통신 조사 개요]
조사기간: 2026년 10월 9~12일
조사대상: 일본 전국 성인
조사기관: 시사통신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 42.4%, 비지지율 29.7%
[5줄 요약]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갤럽에서 39%,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내각은 시사통신에서 42.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카이치 내각은 출범 직후 60~70%대의 높은 지지율로 시작했지만 시사통신 기준 최근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승원·용혜인 후보자 논란 당시 '인사'가 부정평가 이유 16%까지 올라갔고 두 후보자는 결국 사퇴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논란이 된 야나 가즈오 농림수산상을 계속 기용한 판단을 응답자의 78%가 문제시했고, 야나 농림수산상은 취임 약 한 달 만에 물러났다.
▶경제에는 외부 변수가 많지만 인사는 최고권력자의 선택과 사후 판단이 상대적으로 직접 드러나는 만큼 지지율에도 더 명확한 정치적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