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6월 국내 신규 등록된 중국산 전기차 6만9천513…지난해 동기 대비 178.7% 증가
전기차 신규등록 기준 중국산이 35%
부품업체 "완성차 업계서 납품단가 낮추라는 압박 불가피"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 시장을 파고들면서 자동차 부품 업계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산 공세에 맞서 차량 가격을 내릴 경우, 연쇄적으로 부품업계도 단가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리·교체용 부품 시장인 '애프터마켓'에서도 중국산 부품업체들이 활개를 치고 있어 국내 부품업계는 생존 전략을 마련하는 데 고군분투하고 있다.
◆ 저렴한 가격에 기술력·디자인까지 입힌 중국 전기차
18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신규 등록된 중국산 전기차는 6만9천513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7% 증가한 수치다. 전체 전기차 신규등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8%에서 35.0%로 뛰었다.
중국 상하이에서 생산된 테슬라에다 BYD, 폴스타 등이 가세한 영향으로,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 3대 중 1대가 '중국산 차량'으로 채워진 셈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력으로는 저렴한 가격이 꼽힌다.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에 따르면 유럽에서 판매되는 BYD 전기차의 경우 평균 시작 가격은 3만~4만5천유로(약 4천500만~6천700만원) 수준으로, 유럽산 전기차보다 저렴하다.
최근에는 가격뿐 아니라 기술력과 디자인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국내 고객들의 소비심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산 전기차에 맞서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고 있다.
◆ 생존전략 찾는 자동차 부품업계
문제는 완성차 가격이 낮아지는 만큼, 부품업계 또한 단가 인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생산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납품 가격까지 낮아지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부품업계의 설명이다.
대구 자동차 부품업체 A사 팀장급은 "중국차가 저렴해서 수요가 높다는 건 옛말이 되어버렸다. 전기차 기술력 측면에서 중국이 앞섰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결국 차량 가격을 낮출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협력사인 부품업체에도 납품단가를 낮추라는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중국 전기차의 국내 수출 확대가 차량 수리·교체 부품 시장인 '애프터마켓'에 미칠 영향도 크다. 중국차 보급이 늘어날수록 중국산 부품 수요가 확대돼 기존 국내 부품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진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자동차 부품업체 B사 해외영업팀 대리는 "국내 운전자들이 중국 전기차를 많이 타는 만큼 중국 부품업계도 함께 성장 중"이라며 "이러한 흐름 속에 차량 수리업계에서도 중국산 부품을 주문하고 있어 국내 부품사들이 버티기 어려워졌다. 대안으로 중국차에 맞는 부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것을 제일 중요한 전략으로 설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전기차 공세의 영향이 완성차와 부품 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기차 산업은 배터리와 전장, 금형, 센서, 반도체 등 다양한 전후방 산업과 연결된 전략 제조업이다. 중국산 차량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국내 생산 기반이 위축되고, 그 여파는 일감 감소·고용 불안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정대진 KAMA 회장은 "중국계 기업들이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및 현지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중국산 공세와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국내 생산 기반 유인을 위한 인센티브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