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60% 자율배식 비만 경고…갈비뼈로 보는 BCS 9단계

입력 2026-10-16 16: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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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보고서, 비만 판정 반려동물 치료비 2.3배…요크셔테리어 비만율 1위 갈비뼈 안 만져지면 8~9단계…7일 사료 전환·월 10% 감량이 안전선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고양이를 키우는 집 열에 여섯은 사료 그릇을 늘 채워 두면서 반려동물 비만 위험을 키우고 있다. 개를 키우는 집은 반대로 열에 여섯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만 준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해 6월 낸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담긴 숫자다. 같은 보고서에서 수의사에게 비만 판정을 받은 반려가구는 최근 2년 치료비를 그렇지 않은 집보다 2.3배 더 썼다.

◆ 개는 58% 제한배식, 고양이는 60% 자율배식

이 보고서를 보면 반려견 가구의 58.3%가 직접 제한배식을 한다. 반려묘 가구는 59.4%가 사료를 상시 채워 두는 자율배식이다. 수의사에게 비만 판정을 받은 반려동물은 전체의 일곱 마리 중 한 마리꼴이다.

품종별로는 소형견이 취약했다. 반려견 비만율은 요크셔테리어가 29.2%로 가장 높았고, 치와와와 포메라니안이 뒤를 이었다. 고양이 가운데는 페르시안의 비만 판정 비율이 가장 높았다.

고양이 보호자는 사료를 고를 때 열에 일곱이 기호성을 먼저 본다. 영양성분을 우선한다는 답은 절반에 못 미쳤다. 잘 먹는 사료를 그릇에 가득 두는 구조가 비만으로 이어지기 쉬운 이유다.

같은 보고서의 품종별 집계에서 치와와는 27.0%가 수의사에게 비만 판정을 받았다. 포메라니안은 22.2%였다. 인기 품종이라고 비만을 비켜 가지 못한 숫자다.

고양이 비만은 장기 추세로도 늘고 있다. 밴필드 동물병원이 2024년 1월 공개한 반려동물 신체충실지수 연구를 보면 비만 판정을 받은 반려묘 환자 비율은 2007년 19%에서 2018년 34%로 올랐다.

◆ 갈비뼈를 만져 보면 안다, BCS 9단계

문제는 보호자가 비만을 알아채지 못한다는 점이다. 체중이나 체형으로 비만을 판정하는 기준을 아는 반려인은 절반이 안 된다. 반려가구가 꼽은 최대 관심사가 건강관리라는 점과 대비된다.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는 개와 고양이의 신체충실지수(BCS)를 1~9단계로 표준화했다. 정상 체형은 4~5단계다. 갈비뼈가 가볍게 만져지고 위에서 봤을 때 허리가 잘록한 상태다.

8~9단계는 갈비뼈와 척추가 손에 잡히지 않고 배가 가슴보다 커진 비만이다. 지수가 한 단계 오를 때마다 체중은 정상치보다 약 10%씩 늘어난다. 이상 체중을 20% 넘기면 수의학적 비만이다. 농촌진흥청과 미국반려동물비만예방협회(APOP)는 이 수준을 당뇨와 관절 질환 위험군으로 본다.

같은 보고서에서 판정법별로 보면 체중 기준 비만 판정법을 아는 반려인은 43.8%였다. 겉모습과 촉진으로 어림잡는 눈바디 간이 추정법 인지율은 48.2%였다. 어느 쪽이든 절반에 닿지 못했다.

◆ 고양이는 왜 한 번에 줄이면 안 되나

그렇다고 자율배식 그릇을 당장 치우면 더 위험하다. 고양이는 한 번에 몰아먹지 않는 습성이 있다. 수의학계는 자율배식에 익숙한 고양이의 사료를 갑자기 제한하면 스트레스로 밥을 끊고, 급성 지방간증(간지질증)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WSAVA 역시 급격한 제한급식 전환이 지방간을 부를 수 있어 수주에 걸친 감량이 필수라고 본다. 저칼로리 사료로 단번에 바꾸는 것도 피해야 한다. 기호성이 떨어져 먹기를 거부하거나 구토·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 7일 전환, 한 달 10% 감량이 공식

임상에서 통하는 전환 공식은 단순하다. 사료 종류나 급여 방식을 바꿀 때는 최소 7일에 걸쳐 조금씩 섞어 가며 교체한다. 감량 폭은 한 달에 기존 체중의 최대 10%를 넘기지 않는다.

한 임상 수의사는 "5kg 강아지는 한 달에 500g만 감량해야 한다"며 "바로 다이어트 사료로 바꾸면 반려동물이 좋아하지 않을 수 있어 기호성에 맞는 사료를 고르고, 사료 변경 시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어 일주일 동안 점진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목표 체중까지는 통상 3~6개월을 잡는다. 일반적인 개와 고양이의 하루 권장 열량은 300~500kcal 수준이다.

◆ 국가 영양표준 첫 도입, 완전사료 표시는 2028년

급여량의 기준이 될 국가 표준도 올해 처음 생겼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 4월 국내 환경에 맞춘 반려동물 사료 영양표준을 고시했다. 성견은 38종, 성묘는 41종 영양소의 권장량을 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9월 성장기 영양을 충족한 사료만 완전사료로 표기하도록 고시를 고쳤다. 유예를 거쳐 2028년 9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수도권의 한 동물의료원 내과 전문의는 "반려동물의 비만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당뇨병, 관절염, 호흡기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하고 척추질환이나 십자인대단열의 위험요소가 되기도 한다"며 "과체중인 반려동물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체중감량은 더 건강히 오래 살기 위해서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