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2년 64만 명·예당호 70m 전망대·단양 최장 현수교 경기 32곳 점검서 71건 지적…3종시설물 지정률 77%
올가을 단풍은 등산화를 신지 않아도 눈높이에서 볼 수 있다. 최근 2년 사이 전국 곳곳에 평지형 스카이워크와 출렁다리, 호수 전망대가 잇따라 문을 열었다. 흔들리는 다리 하나로 승부하던 시대는 지났다. 야간 조명과 체류 시설을 붙여 '보는 관광'에서 '걷고 머무는 관광'으로 방향을 튼 신규 가을 출렁다리와 보행 명소 다섯 곳을 권역별로 추렸다.
◆ 강원 속초 설악향기로, 2년 만에 64만 명
속초 설악동 B지구와 C지구를 잇는 설악향기로는 2024년 7월 문을 열었다. 765m 스카이워크 끝에 짧은 출렁다리가 이어지고, 한 바퀴 도는 데 2.7km다. 계단 대신 평지형 무장애 데크를 깔아 유모차와 휠체어도 오른다.
속초시가 100억 원을 들인 이 길은 개통 2년 2개월 만에 누적 이용객 64만 명을 넘었다. 연간 이용객은 첫해 20만 명 선에서 이듬해 27만 명 선으로 늘었다. 침체됐던 설악동 C지구 상권도 함께 살아났다.
시는 올해 상반기 반딧불 경관조명 205m 구간을 더 깔아 밤 산책길을 넓혔다. 입장료는 없고 연중무휴다. 여름철에는 밤 10시, 겨울철에는 밤 9시까지 연다.
◆ 수도권 여주 남한강 출렁다리, 한강 위 515m
여주시는 지난해 5월 남한강 위에 515m 출렁다리를 놓았다. 한강 물줄기에 세워진 첫 관광용 출렁다리다. 사업비는 332억 원이 들었다. 서울에서 당일로 오가기 좋은 거리라 가을 주말 수도권 나들이 코스로 꼽힌다.
◆ 충북 단양 시루섬 기적의 다리, 국내 최장 617m
단양군은 지난 7월 1일 남한강을 가로지르는 617m 보행 현수교를 개통했다. 보행 현수교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다. 사업비 214억 원 가운데 열에 일곱은 군 예산이다.
다리 이름에는 사연이 있다. 1972년 태풍으로 섬이 물에 잠기자 주민 200여 명이 물탱크 위에서 열네 시간을 버텼다. 군은 다리 한가운데 물탱크 조형물을 세워 그날을 기렸다.
개통 뒤 석 달은 무료였다. 군은 이달 14일부터 유료로 바꿔 성인에게 2천원을 받는다.
◆ 충남 예산 예당호, 402m 출렁다리 앞 70m 전망대
예산 예당호 출렁다리는 누적 방문객 1천만 명을 넘긴 전국 출렁다리의 원조 격이다. 예산군은 지난해 10월 그 앞에 사과 모양 전망대를 세웠다. 높이 70m, 아파트 23층 높이에서 출렁다리와 호수를 한눈에 내려다본다. 입장료는 없다.
전망대만 지은 게 아니다. 모노레일과 음악분수, 농촌체험 팜센터, 숙박동 열 채를 묶은 '착한농촌체험세상'에 국비와 군비 428억 9,900만 원이 들어갔다. 전망대 개장 직후 추석 연휴에만 5만 명이 몰렸다.
다만 장애인 편의시설 점검 단체는 전망대 진입로가 급경사인 데다 차도 쪽으로 기울어 휠체어 이용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 충남 청양 칠갑타워, 57m 허공의 102m 스카이워크
청양군은 지난해 11월 칠갑호에 6층짜리 칠갑타워를 열었다. 높이 57m에서 허공으로 102m 뻗어 나가는 스카이워크가 핵심이고, 호수 위 수상보행교와 이어진다. 사업비는 465억 원이다.
개관 넉 달 만에 10만 명이 다녀갔다. 성인 입장료 7천원 가운데 일정액은 청양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줘 지역 상권으로 발길을 끈다.
◆ 출렁다리 238곳, 7년 지나면 방문객 '제자리'
국토교통부 집계로 전국 출렁다리는 2023년 말 기준 238곳이다. 4년 새 43% 늘었다. 스카이워크도 50곳 안팎이다. 한 곳 짓는 데 출렁다리는 평균 40억 원, 전망대는 70억 원 넘게 든다.
문제는 수명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출렁다리 열 곳을 표본 분석한 결과 방문객은 개장 첫해 늘다가 7년 차부터 개장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신규 명소들이 전망대와 조명, 숙박을 묶는 이유다.
한 국책 관광연구기관 선임연구위원은 "치킨 가게가 10개만 있어야 하는데 100개, 200개가 있으면 치킨 장사가 안 되잖아요. 그런 경우에는 차별적인 아이템들을 도입해야 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한 충남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자체장들은 자기 임기 내에 단기에 치적을 쌓으려고 사업성에 대한 검토도 없고 주변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추진한다"고 꼬집었다.
◆ 흔들림 큰 구조물, 점검은 깐깐해졌나
출렁다리는 진동이 크고 높이 떠 있어 케이블 비파괴 검사와 부식 방지가 필수다. 그런데 법적 점검 의무가 생기는 제3종시설물로 지정된 곳은 2023년 말 기준 전국 238곳 중 72%에 그쳤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24년 출렁다리와 스카이워크 349곳을 전수조사했을 때도 열에 네 곳이 미지정 상태였다.
경기도는 가을 행락철을 앞두고 이달 초 도내 32곳을 점검해 71건을 지적했다. 시정 명령이 열 건, 권고가 나머지다. 가장 흔한 결함은 경미한 부식과 파손으로 열에 네 건꼴이었다. 도내 제3종시설물 지정률은 상반기 62%에서 77%로 올랐다.
경기도는 아직 지정되지 않은 보행교량 6곳을 연내 제3종시설물로 지정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