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면 헬스장으로…222차례 근무지 이탈한 경찰관의 최후

입력 2026-10-15 13: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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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법, 경찰관 강등 취소 소송 1심 뒤집고 청구 기각
재판부 "경찰 복무 기강 확립 공익 커…강등 처분 정당"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근무 시간에 200차례 넘게 헬스장을 찾았다가 강등된 경찰관이 징계 취소 소송에서 1심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항소심 법원은 경찰관의 동의 없이 확보한 헬스장 출입 기록과 폐쇄회로(CC)TV 영상이라도 행정소송에서는 징계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행정5부(최환 부장판사)는 한 경찰관이 부산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강등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 경찰관은 2022년 11월 경감으로 승진한 뒤 부산의 한 경찰서에서 팀장 등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2023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평일 오전 9~11시 사이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해 총 222차례 헬스장에서 개인 운동을 한 사실이 감찰에서 적발됐다.

이 기간 초과근무수당도 부당하게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경찰관은 4차례에 걸쳐 총 12시간의 초과근무를 신청해 16만6천원의 수당을 수령했다.

부산경찰청은 이 같은 비위행위를 근거로 강등 처분을 내렸다.

이에 경찰관은 감찰 과정에서 자신의 동의 없이 헬스장 출입 기록과 CCTV 영상을 확보한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에 위반된다며 강등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경찰이 당사자의 동의나 법원의 영장 없이 확보한 자료를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판단했다.

또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진 경찰관의 진술 역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보고 강등 처분을 취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증거 수집 과정과 징계의 적법성을 다르게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찰이 헬스장으로부터 출입 기록과 CCTV 영상을 제공받아 징계에 활용한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설령 자료 수집 과정에 위법성이 있더라도 행정소송에서는 해당 증거의 효력이 일률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해당 정보는 경찰관이 근무 시간 중 헬스장에 있었다는 동선과 행적에 관한 것으로, 경찰공무원이라는 지위에 비춰 보호 가치가 크다고 볼 수 없다"면서 "반면 이를 자료로 징계함으로써 경찰공무원의 복무 기강 확립에 기여할 수 있는 공익은 작지 않다"고 판단했다.

헬스장이 자발적으로 자료 제출에 협조한 점과 다른 방법으로는 구체적인 이용 내역을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고려됐다.

강등 처분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여러 차례 근무지를 이탈한 비위행위가 민원인에게 목격돼 경찰조직의 신뢰가 훼손되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강등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항소심은 경찰관의 강등 처분을 취소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징계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