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국감서 민주당 질의에 "제청은 추천·제안 의미, 임명 기속 없어" 답변
조원철 법제처장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제씨를 "일종의 추천, 그리고 제안의 의미"라고 해석하며 재제청을 거부하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헌법상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처장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이 헌법 제104조 2항의 대법원장 의미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헌법 제104조 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 처장은 대법원장의 제청을 추천이나 제안으로 해석하면서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자를 반드시 임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대통령께서 추천받은 인사에 대해 거부 의사가 있으면 국회의 동의를 보낼 필요가 당연히 없는 것"이라고 말하자 조 처장은 "그렇다. 개념적으로 한 의사가 없는데도 국회의 동의를 구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호응했다.
조 처장은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요구는 헌법 위반'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법원장 대통령이 기속돼 제청된 후보자를 반드시 임명해야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그러한 헌법 해석은 우리나라 어느 누구도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재제청을 거부하는 대법원장이 직무유기에 해당하느냐는 질의에는 "맞다"고 답했다. "제씨를 행사하지 아니해 대법관 임명이 이뤄지지 않고 대법원 구성이나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은 대법원장의 헌법상 책무를 다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에 명시적인 헌법적 근거가 없다며 맞섰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이 "재제청 요구의 법상 근거가 어디 있나"라고 따지자 조 처장은 "논리적으로 해석상 당연히 도출되는 결론"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가 사법부 독립과 국회의 임명동의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번 논란은 청와대와 조희대 대법원장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가 사전 합의 관행을 깨고 지난달 18일 손봉기 후보자를 임명 제청했다. 청와대는 '실질적 협의 없는 일방적 서면 제청'이라며 이를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후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번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로는 8월 28일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이 있을 뿐인데, 거기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며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 직후 "대법원장의 제씨가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법제처의 이날 국감 답변은 청와대의 법리 해석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재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장의 갈등이 국감장으로 번진 형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