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명의 업체로 수의계약 나눠 받고
같은 입찰엔 동시 참여해 투찰 경쟁
경북 예천지역 관급공사 시장에서 한 건설업체 대표가 가족과 친인척 등의 명의로 여러 업체를 운영하며 수의계약과 경쟁입찰에 반복적으로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업체 명의를 분산해 수의계약을 나눠 받고, 동일 공사 입찰에도 사실상 같은 업체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공정한 경쟁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A업체는 가족과 친인척 명의로 된 업체 5곳을 사실상 운영하는 것으로 지목됐다. 대표자 소개 자료에도 이들 업체가 관계사로 올라 있다. B·C업체 역시 친인척과 지인 명의로 업체를 운영하면서 사무실과 직원을 공유하고, 일부는 대표 전화번호까지 같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서로 다른 사업자로 예천군과 수의계약을 체결해 왔다는 점이다. 서류상 여러 업체에 일감이 분산되지만 실질 운영자가 같다면 계약에 따른 이익은 특정 업체군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예천의 한 전기업체가 차명 의심 업체 3곳을 통해 수의계약을 대거 수주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바 있다. 2019년 이후 확인된 계약은 원 업체 112건에 수주액 11억원, 다른 두 업체는 각각 54건에 5억원과 308건 19억원으로 계약 건수만 총 474건에 수주액은 약 35억원에 달했다. 일부 업체는 주소가 같았고 전화번호도 동일했다.
경쟁입찰에서도 유사한 정황이 확인됐다. 동일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지목된 업체들이 같은 공사에 참여해 서로 다른 가격을 써낸 사례다. 투찰가격을 사전에 공유했다면 입찰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낙찰 업체와 실제 시공 업체가 다른 경우가 있다는 업계 주장도 제기됐다.
한 지역 건설업자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 비용을 들여 여러 업체의 면허를 확보하더라도 수의계약과 입찰 기회가 늘어나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일부 업체 대표가 이장이나 주민대표, 사회단체 임원 등으로 활동하는 점도 논란이다. 업계에서는 지자체와의 접촉 기회가 계약 선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기한다.
예천군은 업체의 실질 운영관계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천군 관계자는 "명의가 다르면 발주처에서 사실상 같은 업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수의계약은 업무 능력이 검증된 업체가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