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군사령관 "전작권 전환조건 변화"...李정부 '임기내 전환' 반대 입장

입력 2026-10-15 16: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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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사일 도발 거론하며 "조건 확실히 변해"

한미 연합연습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모습. 연합뉴스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회의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의 잇단 신무기 개발과 도발로 전작권 전환 기준이 변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임기 중 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하는 정부 구상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작권 조건 변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14일(현지시간) 한미간 합의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조건이 변화했다고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나는 전작권 전환 찬성론자"라면서도 "내가 반대하는 건 수년 전에 설정돼 (현재) 존재하는 조건들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중 누구도 조건이 변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이번 주에 북한에서 또 한 차례 미사일 발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잦은 도발로 한반도 안보 지형이 변화했고, 이 때문에 전작권 전환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읽힌다.

브런슨 사령관은 전날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대담에선 "필요한 역량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전작권을 전환할 경우 발생할 위험을 미국 대통령과 국방장관에게 보고하겠다"고도 말했다.

우리 정부는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군사령부 체계로 2028년 전작권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반해 브런슨 사령관은 "우리가 이야기해야 하는 것은 핵심 역량과 완전한 임무 수행 능력"이라며 "내가 찬성하지 않는 것은 수년 전 설정된 기존 조건들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커지는 한미 전작권 이견"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한미 이견은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한국은 조건이 충분히 충족돼 당장 전환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반해 미국은 여전히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권 전환은 한국군 주도의 미래연합군사령부가 전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 이뤄진다. 기본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로 구성된다.

현재 미국 측은 신속한 전작권 전환을 위해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FOC 검증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충족됐던 일부 항목에 대해 올해 기준으론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FOC 검증을 완료하지 못하면, 이르면 내년 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하는 정부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한미 국방장관 간의 연례 고위급 회의체 '한미 안보 협의 회의(SCM)'를 당초 11월에서 12월로 늦추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 측에 'FOC 검증 완료'를 하자고 설득할 시간을 벌기 위해 이례적으로 SCM을 미루려 한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대통령 임기 내라는 정치적 시간표에만 몰두하면서 전작권 전환이 우리 대비태세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졸속 추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의 변경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다. "한미가 합의한 조건에 따라 전환한다는 기존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