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고급택시, 인접 시·도서도 '귀로 영업' 길 열리나

입력 2026-10-13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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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연내 시행 목표로 하위법령 개정 착수
개인택시 면허 5년 양도 제한 폐지 법안 발의

동대구역 택시승강장에 택시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매일신문 DB
동대구역 택시승강장에 택시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매일신문 DB

정부가 대형·고급 택시가 손님을 내려준 인접 시·도에서 다시 손님을 태우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해당 광역단체장 간 합의를 전제로 사업구역 밖 영업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연내 하위법령 개정이 목표다. 여기에 개인택시 면허의 5년 양도 제한을 없애는 법안도 국회에 발의되는 등 택시 영업 규제를 푸는 논의가 잇따르고 있다.

택시업계의 영업난이 길어지는 가운데 업계는 영업 활로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대상을 중형택시까지 넓혀야 체감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빈 차로 돌아오는 장거리 택시…시·도지사 합의 땐 영업 허용

13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초 내부 방침을 확정하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에 나섰다. 현재 사전 규제심사 단계로, 연내 개정·시행이 목표다.

시행규칙이 바뀌면 시·도지사 간 합의가 있는 경우 전국 어디서든 대형·고급 택시가 인접 시·도에서 귀로 영업을 할 수 있다. 지금은 서울·경기·인천만 규제샌드박스 특례를 통해 예외적으로 사업구역을 벗어난 운행을 허용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급·대형 택시는 보통 행정구역을 넘나들며 장거리 영업을 한다. 일반 택시의 약 세 배 가격인데, 승객을 실어나르고 빈 차로 오는 게 유류비만 낭비하는 측면이 있다고 봤다"며 "귀로 운행 시에도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은 한국교통연구원이 국토부 발주로 진행한 '택시운송업 운영현황 실태조사 및 발전방안 연구'에 담긴 과제 가운데 하나다. 국회가 국토부에 택시 발전방안 마련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연구로, 2024년 말부터 올해 6월까지 여러 유관 기관과 단체가 함께 참여했다.

◆대구 업계 "중형택시까지" 기대…지역 간 이해는 엇갈려

대구 택시업계도 이 같은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대구의 대형·고급 택시는 모두 28대(개인 18대·법인 10대)다. 대형택시가 승용 5대, 승합 16대이고 고급택시는 7대다. 전체 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업계는 광역화 대상이 일반 중형택시까지 넓어지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다만 지역 간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창기 대구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은 "중형 택시 역시 영업 구역이 확대되면 기사 입장에서는 수익에 도움은 될 것"이라면서도 "지역 간 면허 가격, 영업이 잘 되는 정도에 따라 택시 영업이 잘 되는 지역에서는 필사적으로 반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같은 생활권인 대구와 경산을 예로 들었다. 경산의 택시 면허값이 대구보다 대당 5천만원가량 비싸다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경산은 대구보다 택시 영업도 훨씬 잘 되기 때문에 대구 차가 들어와서 영업하는 것을 경산 택시조합 입장에서는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전문가들은 사업구역을 넓히기에 앞서 택시 공급을 관리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홍정열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광역화하면 장거리 손님을 선호하게 되고, 장거리 쪽으로만 택시 영업이 쏠리면 또 다른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며 "무작정 광역화하기보다 택시 공급을 어떻게 배분하고 운송수익을 얼마나 균형 있게 관리할지 선제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지금도 같은 도시 안에서 택시 수급이 고르지 않다고 짚었다. 상업시설이 밀집한 곳에는 수요가 몰리지만 외곽에는 택시가 잘 공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대구 안에서도 어떤 지역, 어떤 공간인지에 따라 공급 불균형이 있다"며 "정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시민 편의와 운수종사자 소득 안정 측면에서 어떤 조치가 필요할지 지방정부 차원에서 미리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인택시 면허 거래 규제도 손질

현재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5년이 지나야 다른 사람에게 면허를 넘길 수 있다. 과도한 면허 거래를 막기 위한 장치로, 만 61세 이상이거나 질병·외국 이주 등 사유가 있으면 예외를 인정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이 5년 양도 제한 규정을 폐지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건강 문제나 장거리 이사, 적성 등으로 사업을 계속하기 어려운데도 5년 동안 면허를 넘기지 못해 개인택시 운행률이 떨어지고 청장년층 유입도 막힌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대신 면허를 양도한 사람은 3년이 지나야 다시 면허를 살 수 있도록 해 단기 시세차익과 투기성 거래를 막도록 했다.

현재 이 법안은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어느 법령에 근거해서 양도 제한 완화를 추진해야 하는지 등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다.

국민권익위원회도 2024년 12월 개인택시 면허 양도 제한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며 개선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