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속연수공제 확대로 20년 근속 5000만원은 세금 0원 한도 넘겨 찾거나 중도 해지하면 감면 전액 추징
연말 정년퇴직과 4분기 기업 희망퇴직이 몰리는 계절이다. 퇴직금은 평생 한두 번 받는 돈이지만 세금은 받는 방식에 따라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갈린다. 공제가 얼마나 붙는지, 일시금으로 받을지 개인형퇴직연금(IRP)에 넣어 나눠 받을지에 따라 손에 쥐는 금액이 달라진다.
◆근속 20년이면 4000만원이 먼저 빠진다
퇴직소득세는 다른 소득과 합치지 않고 따로 매기는 분류과세다. 퇴직급여에서 근속연수공제를 빼고, 이를 근속연수로 나눠 1년치 소득으로 환산한 뒤 세율을 적용하고 다시 근속연수를 곱한다. 오래 다닐수록 세율이 낮아지는 구조다.
근속연수공제는 2023년부터 크게 늘었다. 근속 5년 이하는 1년당 100만원으로, 종전 30만원의 세 배가 넘는다. 6년부터 10년까지는 500만원에 5년을 넘는 해마다 200만원씩 더한다. 11년부터 20년까지는 1500만원에 10년을 넘는 해마다 250만원씩 공제액이 붙는다.
20년을 채우면 공제액이 4000만원이 된다. 그 뒤로는 해마다 300만원씩 쌓여 30년 근속자는 7000만원을 공제받는다. 종전에는 20년 근속 기본 공제가 1200만원이었다.
◆퇴직금 1억원이면 세금 112만원
기획재정부가 2022년 세제개편안에서 든 사례를 보면 효과가 분명하다. 근속 20년에 퇴직금 5000만원을 받는 근로자는 공제 확대로 산출세액이 0원이 됐다. 같은 근속에 1억원을 받으면 세금은 112만원으로, 종전 356만원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근속 10년에 퇴직금 5000만원인 경우도 세금이 절반 가까이 깎였다. 환산급여가 800만원 아래면 환산급여공제로 전액 공제된다. 국세청 홈페이지의 세액계산 프로그램에 입사일·퇴사일·퇴직급여를 넣으면 퇴직소득세 계산 결과가 모의 산출된다.
◆IRP로 나눠 받으면 30%, 11년차부터 40%
여기서 더 줄이는 길이 IRP다. 퇴직금을 IRP로 옮겨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으면 처음 10년은 퇴직소득세의 30%를 깎아 준다. 수령 11년차에 접어들면 감면율이 40%로 올라간다.
국세청 산출식으로 역산하면 근속 20년에 퇴직금 2억원을 일시금으로 받을 때 세금은 608만원이다. 같은 돈을 11년 이상 나눠 받으면 약 243만원이 줄어든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소개한 근속 20년, 명예퇴직금 포함 2억원 사례도 15년 분할 수령으로 일시금 대비 40%를 아꼈다.
금액이 커지면 차이도 커진다. 우리은행 연금사업부가 제시한 퇴직금 5억원 사례는 운용수익을 포함해 일시금이면 5165만원을 내지만 연금으로 받으면 1610만원이 줄었다. KB국민은행 골든라이프센터는 특별퇴직금을 합쳐 4억원을 IRP로 옮긴 대기업 퇴직자 사례를 들었다. 매년 최소 한도만 찾아 11년차 이후 40% 감면을 받으며 2000만원을 아꼈다.
정부는 21년차 이후 감면율을 50%로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조항은 12월 정기국회 세법개정안 심의를 거친다.
◆이미 받았어도 60일 안이면 돌릴 수 있다
55세 전에 퇴직하면 300만원 이하 등 예외를 빼고 퇴직금이 IRP로 의무 이전된다. 55세 이후 퇴직자는 일시금을 고를 수 있다. 세금을 뗀 돈을 일반 계좌로 받았더라도 지급일부터 60일 안에 IRP에 넣으면 낸 세금을 돌려받는다. 과세이연계좌신고서를 내면 된다.
과거 주택 구입 등으로 중간정산을 받은 적이 있다면 퇴직할 때 회사에 그때의 영수증을 내야 한다. 세액정산 특례를 신청하면 입사일부터 근속연수를 합산해 공제가 늘고 세율은 낮아진다. 한국세무사회는 중견기업 근로자가 이 특례로 누진세율을 크게 낮춘 사례를 소개했다. 이연퇴직소득의 정산·환급 기준을 보완한 소득세법 시행령은 지난 7월 시행됐다.
◆한도 넘겨 찾으면 혜택이 사라진다
감면에는 조건이 붙는다. 연간 연금수령한도는 계좌 평가액을 '11에서 수령연차를 뺀 수'로 나눈 뒤 120%를 곱해 정한다. 이를 넘겨 찾은 금액은 연금외수령으로 분류돼 감면 없이 퇴직소득세를 그대로 문다.
급전 때문에 55세 전에 IRP를 해지하거나 법정 사유 없이 꺼내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은 이 경우 감면이 취소되고 원래 퇴직소득세나 16.5% 기타소득세가 부과된다고 안내한다. 수령 연차는 계좌를 열고 연금 개시를 신청해야 쌓인다. 당장 돈이 필요 없어도 55세가 되면 소액이라도 수령을 시작해야 11년차 40% 감면 구간에 빨리 닿는다.
한국세무사회는 반대 경우도 짚는다. 근속 25년을 넘긴 소액 퇴직자는 공제 확대만으로 실효세율이 이미 2~3%대라, 연금으로 묶어 두는 부담이 절세액보다 클 수 있다는 것이다.






